우리나라 통계상 실업률의 착시효과


7월 중 인천지역의 실업률은 4.1%를 기록했다. 인천통계사무소가 발표한 7월 중 고용동향에 따르면, 인천의 경제활동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한 133만8000명으로, 이중 취업자는 128만3000명이고 실업자는 5만5000명으로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 보면 거의 완전고용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통계상 취업준비생이나 그냥 쉬고 있는 이른바 ‘백수’, 육아나 가사노동을 하는 인원은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실업자에 포함되질 않는다. 때문에 체감 실업률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조사시점에서 1주일에 1시간 이상만 일을 해도 취업자에 포함돼 체감실업률과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런 유사 실업자는 22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고용의 미스터리와 관련해 또 하나의 통계치가 있다. 바로 구인배율이다. 한국고용정보원(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에 따르면 2007년 1월부터 7월말 현재 인천의 구인배율은 0.49에 불과하다. 즉, 100명이 일자리를 구하는데 일자리는 49개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자료에 따르면 구직인원은 8만906명인데 비해 구인인원은 3만9747명으로 구인배율은 0.49를 기록했으며, 구직인원 중 취직에 성공한 사람은 2만380명으로 취업률은 25.2%에 머물렀다. 평균 일자리 경쟁률이 1대 2.04인 셈으로 일자리난이 매우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업률이 4.1%를 기록하는 반면 구인배율은 0.49에 불과한 그야말로 고용의 미스터리다.

일본의 실업율도 우리와 비슷한 4.1%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의 구인배율은 1.06. 즉, 100명이 일자리를 구하려 하는데 106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구인배율은 2002년 0.74에서 계속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0.48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모순은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취업난이 심각해지자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학업을 연장하는 등 구직활동 자체를 단념하고 있고, 이들 취업준비생이나 구직 포기자가 통계상 실업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실업률이 줄지 않았는데도 통계에서는 감소한 듯한 착시 효과일 뿐이다.  

한편, 인천통계사무소에 따르면 취업자 중 비임금노동자는 3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명이 늘었으며, 이중 자영업주는 27만3000명으로 1000명 늘었고, 무급가족종사자는 5만7000명으로 9000명 증가했다. 임금노동자 중 일용직노동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1000명(8.1%) 증가한 14만8000명이고, 임시직노동자는 1만6000명(4.7%) 증가한 35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상용직노동자는 1000명 감소한 44만6000명을 기록, 일자리의 급속한 비정규직화를 보여주고 있다.


⊙경제활동인구 = 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 능력이 있고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는 인구를 말한다. 경제활동인구에는 취업자와 실업자가 포함돼 있다. 이중 실업자의 수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것이 실업률이다.

이른바 ‘백수’나 취업준비생의 경우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는다(비경제활동인구). 따라서 실업자 통계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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