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아주 커다란 꿈이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이다.
나는 국문과출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공모전에서 수상한 바도 없다. 코흘리개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일 뿐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내 꿈이 조금은, 아니 아주 많이 허황된 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꾼다.
내가 이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10년 전의 약속 때문이다.
어린 시절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탔다. 주변에는 친구가 한두 명밖에 없었고, 그것도 학년이 올라가면 반이 달라져 오래가지 못했다.
그렇게 초등학교 5년을 보내던 어느 날 나와 닮은 아이를 알게 됐다. 중·고등학교도 가까운 인근으로 갔고, 결혼 전까지는 고향에서 시시때때로 만나던, 인생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 친구는 의상디자이너가 되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의상실을 갖고 싶다고 했다. 우린 서로의 꿈을 약속했다. 우리가 마흔이 될 때, 각자의 꿈을 실현시키자고.
1999년, 친구는 동대문 어느 옷가게에서 의상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상경했고 나는 그 해 가을 결혼을 했다. 나는 친구에게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때 친구는 “잘 생각했어. 결혼하면 더 원숙한 글을 쓸 수 있을 거야. 네가 결혼했다고 해서 네 꿈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 넌 해낼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그때부터 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쓴 일기가 지금은 세권이 돼간다.
친구는 견습생 딱지를 떼고, 직접 디자인을 한 것은 아니지만 작은 코너를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친구는 주변에 있는 다른 이들보다 나이가 많아 멋쩍어하긴 하지만 절대 의상디자이너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내 인생에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가끔 꿈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친구와 한 10년 전의 약속을 생각한다. 10년 전의 약속은 우리 두 사람에게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꿈을 이룬 마흔살의 나와 친구를 위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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