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규모(예산) 커지지만 프로그램은 제자리

풍물축제 정체성과 활로 찾기 여전한 과제


편집자 주>  부평구축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부평고유제로 시작해 3일 거리축제 ‘인천 만·만·세’로 5일간의 대장정을 마친 ‘2007 인천부평풍물대축제’에는 연인원 10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번 풍물축제는 예년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려 인천을 대표하는 풍물축제로 거듭났다는 평이다.
하지만 풍물축제의 시민참여 프로그램 부족과 질적 도약을 못하는 정체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호에 이어 풍물축제가 발전하기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살펴보고자 한다.


▶ 풍물축제 전통성과 다양성 논란 계속

▲국악 리듬에 맞춰 부채춤 공연을 하는 모습


올해 풍물축제는 예년과 달리 다양한 문화를 선보이는 것 보다는 풍물의 전통성을 살리자는 취지로 진행되면서 프로그램이 대폭 변경됐다.

우선 연극, 댄스, 마임 등을 볼 수 있었던 작년 프린지축제와 달리 국악프린지축제로 변경하면서 올해에는 국악과 관련된 공연으로 진행됐다. 또한 롯데백화점 앞과 부평 문화의거리에서 등지에서 펼쳐졌던, 풍물과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주로 젊은 층으로부터 호응을 받았던 올스타 밴드공연, 춤과 마임, 테마공연 등을 제외시켰다. 반면, 영산줄다리기와 풍물퍼레이드, 전통혼례식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하지만 전통성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번 축제에 대한 평가는 의견이 분분하다.

익명을 요구한 축제기획단 관계자는 “인천의 다른 해안지역과 달리 과거 부평은 농경지역으로서 풍물이 변별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안성이나 평택 등 풍물의 맥이 이어져 오고 있는 지역 축제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에 외부 사람은 물론 인천시민들조차 관심이 없는, 독특함이 없는 동네잔치가 되는 것”이라며 “부평에서 풍물은 축제 때 잠깐 나타났다가 축제가 끝남과 동시에 사라져 버리는 전통도 흥미도 없는 소재일 뿐”이라고 비평했다. 

이어, “한정된 소재인 풍물을 고집하니 부평에서 해결 못하는 역량을 외부 스타를 섭외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보여주기만 하는 행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인천을 뛰어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풍물축제라 말로만 할 것이 아닌 풍물축제에 무엇이 필요한지 다양한 사람들과 평가하고 의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석훈 축제기획단 예술진흥팀장은 “축제위원회는 전통을 중심에 둔 이번 축제가 다양성을 보여준 작년 보다는 한 단계 발전했다고 평가하는 등 내부적으로 반응이 좋다”며 “아마 내년에도 전통을 중심에 놓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정된 공간에서 축제를 진행하기 때문에 그만큼 프로그램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축제는 체험 프로그램에 신경을 더 써 시민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통성 관련 의견 외에 축제의 비전과 관련해 작년 구 의회 139회 임시회에서 풍물축제 운영과 관련해 따끔한 질책을 했던 손철운 행정자치위원장은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손 위원장은 올해 축제는 축제위원회에서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 고무적인 축제라 평가하면서도 “11년이나 된 부평풍물축제가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2014년 아시안게임도 개최하니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천시와 함께 연계해 풍물축제와 더불어 인천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축제를 관광상품화 하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또 다른 논란거리, 기업협찬금

축제위원회에서 공개한 ‘2006 부평풍물대축제 예산집행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06 풍물축제에 소요된 예산은 구비보조금 약 4억4000만원과 시비보조금 1억5000만원을 합쳐 총 6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는 기업협찬금을 제외한 금액이며, 협찬금을 포함해 실제 얼마가 소요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축제위원회는 기업협찬금은 공적인 예산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한 내역에 대해서는 공개할 필요가 없으므로 이를 제외한 구비보조금과 시비보조금 사용 내역만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축제위원회는 지난해 시 감사에서 예산 집행 관련 몇 가지 지적을 받는 등 투명한 행정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올해 결산감사 위원으로 참석한 부평구 의회 전현준 의원은 “축제위원회에 선뜻 협찬금을 보내는 기업도 있는 반면, 사회구조상 강압적인 분위기로 인해 마지못해 협찬금을 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해마다 시와 구 예산을 초과한 축제를 기획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석훈 팀장은 “몇몇 기업들이 전부터 꾸준히 협찬한 것이지 축제위원회 이름으로 기업체에 직접 요구한 적은 없다”며 “인천시와 부평구에서 집행되는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어 더 좋은 축제를 만들어 가기 위해 협찬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풍물퍼레이드


▶ 체계적인 기획단 관리, 운영 필요

풍물축제가 발전하고 잘되기 위해서는 축제 기획이 알차게 짜여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만큼 풍물축제위원회 기획단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본지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축제위원회 기획단에 이름만 올린 위원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의에 한 번 부르는가 하면 한 번도 부르지 않은 위원도 있었다. 때문에 기획단 운영을 기획단장, 행사단장 등 단장급 입맛에 맞춰 운영한다는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회의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다는 축제 기획단 관계자는 “기획단에 이름만 올려놓고 부르지도 않아 허수아비가 된 느낌이라 매우 불쾌하다”며 “행사 운영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해서 기획단 회의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너무나 비공개적이고 보수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장석훈 팀장은 “축제 기획단 57명 중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바쁜 일정으로 거의 참석하지 못하는 단원도 있다”며 “골고루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기획단 회의수당 5만원도 무시할 수 없고 행사국장이 바뀔 때마다 참여하는 사람이 조금 달라질 뿐”이라고 말했다. 


11년이라는 긴 시간을 걸어온 오늘의 부평풍물대축제. 하지만 해마다 전통성과 역사성이 논란이 되고 있고, 지역 문화 인프라 구축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지 못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해마다 예산이 증가하면서 효율성 문제도 제기된다.  오는 7월에 발표될 축제 평가보고서에 어떠한 평가가 나올지 지역 문화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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