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원여자중학교 방송반

지난 달 16일 신트리공원에서 열린 제3회 부평청소년창작영상제에서 중등부 최우수상은 부원여자중학교(교장 조병옥) 방송반 BWBS에게 돌아갔다. 작년 2회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해 우수상을 거머쥐더니 올해는 최우수상이다.
2002년 5월에 창립돼 겨우 3년차인 짧은 역사를 생각할 때 부원여중 방송반엔 뭔가 특별한 게 있음이 틀림없다. 우선 이번에 부원여중 방송국에게 최우수상을 안겨준 단편영화 <캔오어캔트(can or can’t)>부터 들여다보자.
여중 2학년, 수업시간에 발표조차 제대로 못하는, 절대 튀지 않는 아이 자영이가 학교축제에 나갈 연극 연출을 맡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빼어난 능력도, 통솔력도 없어서 친구들로부터 무시당하기 일쑤인 자영이. 연습 도중에 친구들은 자영이의 연출이 답답하다며 못하겠다 하고, 속이 상한 자영은 선생님께 연출을 바꾸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또래 친구들은 튀지 않는 아이 자영이의 속마음을 읽게 되고 마음이 통한 친구들은 축제에서 훌륭한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영화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듯, 소심하고 평범한 중학생 자영이가 연극 연출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부원여중 방송국 9명의 국원들이 시나리오부터 캐스팅, 소품, 촬영, 편집, 녹음까지 전 과정을 맡았고 배우는 방송국원 외에도 부원여중 여러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캐스팅 되어 열연을 했다.
방송국 친구들은 이번 영상제에 출품할 작품을 구상하면서, 무엇보다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고자 했다. 지난 겨울방학부터 구상에 들어가 여러 차례의 토론 끝에 ‘튀지 않는, 평범한 친구’의 시선에서 학교생활을 들여다보기로 한 것.
평상시에는 학교 방송국이 다 그렇듯 아침명상이나 조회 등 방송이 필요할 때마다 방송실에서 뛰어다녀야 하는, 말 그대로 ‘봉사활동’을 하지만 토론을 통해 기사를 작성하고 아나운서의 멘트로 다듬는 과정에서 세상을 읽는 다양한 시선을 배우게 된다는 부원여고 방송국 친구들. 시나리오 작업 역시도 방송국 모든 국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 다른 생각과 시선의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모든 부원들이 함께 상의를 해요. 의견 충돌이 일어날 때도 있지만 서로에게 배우면서 하나의 생각으로 모아지는 과정이 즐거워요”
토론하고 정리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일까. 방송반 친구들은 다른 학과목 성적도 우수해서 여러 경시대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3년이라는 짧은 역사가 오히려 선후배간에 격의 없는 친근함과 민주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장점이 된다고 자랑하는 부원여중 방송반. 내년 대회에서도 서로 웃고 싸우며 친구들과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낼 그들의 영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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