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인천청년광장 대표

3월 29일, 내가 다니는 인천대학교에서 학생총회가 열렸다. 총회의 중요 안건은 국립대학법인 인천대를 일반 국립대학으로 전환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총회 전부터 학내 커뮤니티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서울대와 우리 대학만 법인이니 특별한 것 아니냐?’는 말부터, ‘국립대학법인은 돈을 벌 수 있으니 더 좋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포털 사이트에서 ‘국립대 법인화’를 검색해봤다. 교육부의 발표를 제외하고는 전부 우려 섞인 이야기들뿐이었다. 교육부가 국립대 재정 지원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법인화한다는 우려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 우려는 우리 대학에서 현실이 됐다.

시립이었던 우리 대학은 2013년에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했다. 그 이후 5년간 국비 지원 없이 대학을 운영해야 했고, 학생들은 1년에 한 번씩은 인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때로는 천막농성까지 해야 했다. 매해 이렇게 싸우는 통에 학생들은 “이제 시청 좀 그만 가면 안 되냐”고 이야기할 정도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는 전국 국립대학들의 반대에 부딪혀 국립대학의 법인화가 어려워지자 재정 지원과 연계한 총장 간선제 도입, 재정 지원 축소를 위한 국립대학 회계법 제정을 단행하며 사실상 일반 국립대학을 법인 국립대학과 다름없는 체계로 개편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국립대학은 법인 국립대학의 대안이 될 수 없었고, 교육 공공성이 강화된 새로운, 제대로 된 국립대학이 필요했다.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이제 교육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며 국립대학에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국공립대학의 안정적인 재정 운용과 자율성을 담보로 대학이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제껏 이야기해온 제대로 된 국립대학이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법인 국립대학인 상황에선 달라질 가능성이 없다. 그래서 우리 대학 총학생회는 일반 국립대학으로 전환하는 것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계층에 상관없이 누구나 저렴한 등록금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만든 대학이 국립대학이다. 국가는 안정적인 재정 지원으로 돈 걱정 없는 학문 연구를 뒷받침해야하고, 이 지원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맘껏 공부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인재가 되는 것이 국립대학의 목적이다. 대학이 돈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교육을 위해 돈 쓸 궁리를 할 때, 대학이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이 발전할 수 있다.

내 교육환경이 조금 더 나아지는 걸 바라며 나는 오늘 학생총회에서 ‘일반 국립대학 전환 추진’이라는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리고 많은 학생이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이 안건은 가결됐다. 일반 국립대학으로 전환은 좀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오늘 내가 일반 국립대학 전환 추진에 던진 한 표가 미래의 우리 대학 발전으로, 그리고 우리 지역사회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 글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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