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인천 정산도 시작…포스코건설 새 사장 취임 후 미묘한 변화

송도 1ㆍ3공구 개발 정상화 합의 후 넉 달간 허송세월

지난 1일 이영훈 전 포스코켐텍 사장이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취임한 후 송도 국제업무단지(=송도 1ㆍ3공구) 개발사업 정상화를 위한 신호가 감지된다.

송도국제도시개발 유한회사(NSIC)는 지난 16일 이사회에서 국제업무단지 내 패키지6 부지(=오피스 용지) 일부를 매각하는 안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포스코건설이 NSIC 이사회에 불참해 무산됐던 재산 매각이 성사된 것이다.

NSIC는 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이 송도 1ㆍ3공구 개발을 위해 각각 지분 70%와 30%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NSIC는 시행사, 포스코건설은 시공사 자격으로 송도 국제업무단지를 개발해왔다. 하지만 2015년 하반기 이후 NSIC 주주 간 갈등으로 개발 사업은 답보상태다.

이에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1월 사업 정상화를 위한 중재에 나섰다. NSIC와 포스코건설은 ‘NSIC가 리파이낸싱 해 포스코건설의 지급보증과 공사비 미지급분 등의 재무적 부담을 해소해주고, 포스코건설은 시공권을 포기’하는 데 합의했다.

포스코건설이 NSIC에 해소를 요구한 재무적 부담은 패키지1 상가 대출금 1360억원, 패키지2 미지급 공사비 1900억원, 패키지3 미지급 공사비 3200억원, 패키지4 대위변제금 3600억원, 패키지5 주상복합 대출금 4700억원, 패키지6 오피스텔 대출금 5900억원, 잭니클라우스골프장 내 단독주택 개발 대출금 1000억원 등 약 2조 1600억원이다.

양쪽이 합의했지만 난항은 지속됐다. NSIC는 한 달 안에 약 2조원을 조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단계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12월까지 일시적으로 해소할 것을 요구해 진척이 없었다.

포스코건설이 해소를 요구한 재무적 부담 중 패키지3의 경우는 사업을 완료했고 수익금이 약 5000억원 있는 만큼, NSIC와 포스코건설의 갈등이 봉합되면 바로 해소될 수 있다. 패키지2 미지급 공사비 또한 양쪽 주장이 엇갈려 합의가 필요하지만, NSIC는 패키지6 부지 일부를 매각해 해소하겠다고 했다.

쟁점은 패키지4 대위변제금 상환과 패키지1ㆍ5ㆍ6과 골프장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 상환이었다.

이에 NSIC는 우선 패키지4의 경우 리파이낸싱으로 12월까지 상환하고, 추가로 3개월 안에 패키지1ㆍ5ㆍ6 리파이낸싱으로 P/F 대출금을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포스코건설에 전달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이 NSIC 이사회 때 이를 거부하면서 무위로 그쳤다. 그 뒤 포스코건설이 패키지4 대위변제금 회수를 위해 패키지4 부지(=3만 1780평) 중 일부(B2부지=1만평, 공동주택 1300세대, 오피스텔 600세대)를 매각함으로써, 패키지4의 리파이낸싱과 개발이 어렵게 됐다. 포스코건설은 패키지1 대출금도 지난해 12월 대위변제했다.

포스코건설, 재산매각 동의하고 아트센터인천 정산도 시작

인천경제청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갈등이 커지자, 인천경제청이 다시 나섰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2월 NSIC가 패키지1ㆍ3ㆍ4에 해당하는 자금 8000억원을 올해 1월 18일까지 해결하고, 추가로 3개월 안에 NSIC가 1조 5000억원을 리파이낸싱 해 상환하는 것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NSIC는 중재안을 수용했지만, 포스코건설은 거부해 이 또한 무산됐다.

그런데 포스코건설 새 대표이사 취임 후 패키지6 부지 일부 매각이 NSIC 이사회를 통과했고, 포스코건설이 아트센터인천 사업 정산을 위한 준공도서를 NSIC에 제출하는 등 국제업무단지 개발 정상화를 위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앞서 NSIC는 패키지6 부지 일부를 매각하기 위해 관례대로 지난 2월 포스코건설에 이사회 서면 결의를 요청했다. 패키지6 부지 일부 매각은 포스코건설이 요구한 미지급금 해소와 사업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응답하지 않았고, 3월 12일과 16일에 열린 NSIC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NSIC 관계자는 “16일 이사회 때도 의결이 안 되자 (패키지6 부지 일부) 매수자가 계약 포기 의사를 밝혔다. 매수자가 계약을 포기하면 기한이익 상실로 지급보증을 선 포스코건설이 대위변제하게 돼있고, 이를 포스코건설도 알고 있었다”며 “결국 그날 밤 2월에 보냈던 서면 결의서에 사인해서 보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송도 국제업무단지 개발 사업 정상화를 위한 신호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원래 매각하기로 했던 재산이다. 그래서 절차에 따라 동의한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신호는 아트센터인천 사업 정산이다. 인천시는 아트센터인천 개관 기념 기획공연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소유주인 NSIC는 포스코건설과 사업 정산 전에는 건물 사용과 시에 기부채납한은 게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NSIC가 요구하는 조건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포스코건설이 잔여이익금을 반환하고, 두 번째 시가 지적한 하자 1600여건을 처리했는지 확인해야하며, 세 번째 공사비 검증을 위해 포스코건설이 일부 누락한 준공도서를 받아야하고, 네 번째 임의로 변경해 시공한 공사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중 핵심이 공사비 검증을 위한 준공도서 제출인데, 최근 포스코건설이 NSIC에 아트센터인천 준공도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산을 위한 첫 단추를 채운 셈이다.

미묘한 변화 감지됐지만 수면 위 갈등은 여전

그러나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NSIC는 우리가 시공사를 그만두는 대신 우리의 재무적 부담을 해소하기로 했다. 그런데 4개월 넘게 약속을 안 지키고 있다”며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미묘한 변화는 있지만 수면 위 갈등은 여전한 셈이다. NSIC 관계자 또한 “분위기가 전보다 달라진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여전히 (재무적 부담의) 일시적 해소를 주장하고 있어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포스코건설에 지급하는 대위변제금 이자만 15%라 NSIC는 고사 직전이다. 개발하지 않을 거면 고가에 매각해 상환하겠다고 해도 포스코건설이 동의하지 않는다”며 “현실적으로 2조원 일시 해소는 어렵다는 것을 인천경제청도 포스코건설도 안다. 포스코건설이 합의서에 날인해줘야 우리가 다른 시공사와 리파이낸싱으로 상환할 수 있는데, 답답하게 시간만 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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