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5급 이상 여성공무원 12.8%...성평등 정책 관심가져야

▲ 지난 19일 인천여성의전화에서 주관한 '인천시 성평등 정책 토론회'가 인천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인천여성의전화가 주관한 ‘인천시 성평등 정책 토론회’가 19일 오후 인천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인천ㆍ서울ㆍ경기 지역의 성평등 정책을 비교하는 것을 중점으로 진행됐다.

여성가족부는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의 성평등지수를 의사결정ㆍ보건ㆍ안전ㆍ문화ㆍ복지 등 8개 분야로 나눠 평가해 상위지역ㆍ중상위지역ㆍ중하위지역ㆍ하위지역 4단계 수준을 매기고 있다. 인천은 2012년 이후 줄곧 중하위권에서 머물고 있다. 함께 중하위권에 속한 경기는 2016년 ‘지역성평등지수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전담 조직을 구성해 노력하는 것과 다르게 인천은 지난 3년간 성평등 정책 세부과제에 변동이 없고 전담 조직도 없어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인천ㆍ서울ㆍ경기 지역성평등지수 추이. 인천은 2012년부터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경기는 13년에 상위권에서 중하위권으로 하락했다. 서울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자료 제공ㆍ인천여성의전화 부설 성평등정책연구소>
▲ 인천ㆍ서울ㆍ경기의 분야별 성평등지수값. 인천은 경제활동ㆍ복지ㆍ안전ㆍ가족 분야에서 낮은 전국 순위를 기록했다. <자료 제공ㆍ인천여성의전화 부설 성평등정책연구소>

발제를 맡은 박인혜 인천성평등정책연구소장은 “인천은 경제활동ㆍ교육과 직업훈련ㆍ복지ㆍ가족 분야에서 성평등지수가 수도권 지역 중 가장 낮다”며 “서울과 경기가 성평등 정책 전담자를 지명하고, 성평등지수 향상을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음에도 인천은 정책 추진 의지나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지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인천의 부실한 성평등 정책을 지적했다.

이어 박 소장은 “민주주의 회복을 외친 촛불혁명의 완성을 위해 성평등 정책 실현은 필수조건이다”라며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지역의 성평등 정책을 반성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인천과 서울ㆍ경기를 비교,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의 낮은 대표성을 극복하기 위해 시 공공기관의 뿌리 깊은 유리천장(여성과 소수자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해소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 공공부문 고위직급 성별 현황 <자료 제공ㆍ인천여성의전화 부설 성평등정책연구소>

문미경 인천여성민우회 대표는 “인천시 5급 이상 여성공무원은 12.8%, 4급 이상은 7.6%에 불과하다. 시 산하 15개 기관의 팀장급 이상 관리직 여성 역시 12.7%에 그치고 있다”며 “승진이 지연되는 이유로 경험부족ㆍ유아휴직 등을 논하기 전에 여성이 특정 부서에만 편중 배치되는 불평등한 현실과 엄마에게만 육아휴직을 강요하는 가부장제의 병폐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인천시가 중앙의 성평등 정책에 긴밀하게 발맞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2002년부터 우수한 여성 인력 수용을 위해 ‘여성관리자 임용목표제’를 실시했고, 2007년부터 ‘4급 이상 여성관리직 임용확대 계획’을 세워 운영해왔다. 인천시 4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은 전체 7.6%로 정부 기관의 4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 14.7%에 크게 밑돈다. 박남춘ㆍ김교흥ㆍ홍미영 등 인천시장 유력 예비후보들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의 부족한 여성대표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여성 고위관리직 임용 비율을 적극적으로 높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성미경 인천여성의전화 대표는 "시 여성정책과가 있지만 서울과 경기에 비해 시류에 맞는 정책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자치단체장의 의지, 담당 부서의 적극성, 시민사회의 참여가 맞물려 제대로 된 여성 정책을 만들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인천시장 예비후보인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과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 남구청장 예비후보 문영미 남구의원도 참석했다.

홍미영 예비후보는 “부족한 점은 질타하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 인천의 성평등 정책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말뿐인 성평등 사회보다 여성과 사회적 약자가 행복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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