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자구책 없는 정부지원 반대하며 지엠에 5대 자구책 요구

▲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엠을 규탄하고 우리 정부에 한국지엠에 대한 경영시태조사와 특별세무조사를 요구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에 대한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인 공장폐쇄”를 통보한 지엠(GM) 사측을 규탄하고,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지엠지부는 “우리는 노동조합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군산공장폐쇄와 구조조정을 통보한 파렴치한 지엠 자본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지엠 자본에 맞서 물러섬 없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국내 부평공장, 군산공장, 창원공장, 보령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고, 각 지역에 정비센터가 있다. 1,2,3차 협력업체 등을 포함하면 약 30만 노동자의 일자리를 담보하고 있는 기간사업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지엠의 경영실패에 따른 4년 연속(2014년 ~2017년) 누적 적자 3조원 발생으로 지엠 철수 설이 불거졌고, 급기야 지난 13일 설을 앞두고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군산공장만의 위기가 아닌 전체 한국지엠의 위기로 확산됐다.

한국지엠지부는 “한국지엠자동차는 30만 노동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국가 기간사업이며 수 십 년에 걸쳐 인천, 군산, 창원, 보령 등 국내 각 지역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런데 지엠은 군산공장 폐쇄로 한국지엠 적자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비열한 행태를 보였다. 우리는 분노를 금치 못하며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국지엠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 규모만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 한국지엠지부는 회사의 지속과 고용안정을 위해 사측에 회사발전 전망 제시와 신차개발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올해 초 타결한 2017년 노사교섭에도 회사발전 전망을 제시하지 못했다. 또 한국지엠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구개발 투자비로 약 1조 8000억원을 지출했지만, 새로 나온 신차는 없었다.

여기다 지부가 수년째 글로벌 지엠 내 불투명한 내부거래로 지목한 수출 가격 이전 문제(=실제 판매 가격 대비 낮은 수출가격 의혹), 고가에 지엠 계열사 부품 조달의혹, 지엠 계열사로부터 고금리 자금 차입, 지엠에 고가의 로열티 지급 문제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특히 한국지엠이 지급하는 로열티는 르노삼성과 쌍용차에 비해 10%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지엠이 자랑하는 전기차 ‘볼트EV’는 부평공장에서 개발했지만, 미국에서 생산 한 뒤 국내로 수입하는 이상한 구조로 돼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가 인천 청라지구 LG공장에서 생산되는데도, 배터리를 미국으로 가져가 생산한 뒤 한국에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지엠지부는 “지엠의 비정상적인 경영실태는 국정감사 때 이미 드러났다. 한국지엠을 상대로한 지엠의 고금리 이자 대출, 수출 이전 가격 장난, 과도한 매출원가율(=판매가격의 원가비율이 94%차지), 사용처가 불분명한 업무지원비 지급 등으로 한국지엠은 노동자의 고혈로 글로벌 지엠의 배만 채웠다”고 규탄했다.

한국지엠노조, 문재인 정부에 한국지엠 세무조사 요구

그러면서 자구책 제시 없이 우리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는 지엠의 태도와 요구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부는 “현 사태는 공장 정상화를 위한 노동조합의 끊임없는 요구를 지엠 자본이 무시한 결과이다”며, 지엠 경영진에 “이제라도 군산공장 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고 자구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지엠지부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지엠이 우선 ▲ISP 임원(=한국지엠에 파견 돼 있는 글로벌 지엠 임원인데 급여는 한국지엠이 지급하는 임원)을 비롯한 상무 이상 임원 대폭축소 ▲지엠 홀딩스에 등에서 고금리로 빌린 차입금 약 3조원을 자본금으로 출자전환▲구체적인 신차 투입 확약 제시 ▲내수 및 수출생산물량 확대 제시 ▲미래형자동차 국내개발 및 생산 확약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지엠지부는 “지엠이 노조요구를 수용한다면 노조 상생을 위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이 없다면 지엠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며 “우리 정부와 노조에 어떠한 협조도 요구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지부 기자회견 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정부에 노조의 요구가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 지부는 고용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과 함께 경영 실태조사를 요구하고, 실태조사에 노조의 참여를 요구했다.

한국지엠지부는 정부가 지엠으로부터 자본투자와 시설투자에 대한 확약을 받아내고 한국지엠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경영실태조사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해 줄 것을 강조했다.

또한 2001년 대우자동차 인수 당시부터 현재까지 산업은행과 지엠이 체결한 합의서와 이행 여부 공개를 촉구했다. 한국지엠지부는 “공장폐쇄라는 지엠의 파렴치한 행태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국지엠지부 1만 5000 조합원은 각계각층과 연대해 지엠에 맞서 비상한 각오로 투쟁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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