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시장 후보 되면 남동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동시 치러

▲ 박남춘 국회의원.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박남춘, 오는 12일 시당 위원장 사퇴…지방선거 준비 본격화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인천 남동구갑) 국회의원이 지방선거 운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지난 7일 오후 인천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2일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 사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당 위원장 사퇴 후 약 한 달간 민주당 각 지역위원회를 순회하며 워크숍을 진행하고, 이 워크숍에서 시장 후보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기초단체장 후보, 광역ㆍ기초의원 후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3월 중순을 전후해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식 출마 기자회견 전에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인천 각 지역에 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주당 국회의원의 지방선거 출마에 따른 의석수 변동으로 민주당 기호가 ‘1번’에서 ‘2번’으로 바뀔 수 있어, 당에선 현역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를 자제하고 있다는 설에 대해선 자신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일축했다.

그는 “추미애 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현역 의원의 출마를 자제하고 있으면 민주당 최고위원회를 인천에서 열었겠냐. 또한 당은 기호 1번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했다”고 한 뒤 “호남의 경우 의석수가 1명이기에 대표성 때문에 출마 자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자신의 경우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박 의원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들이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아름다운 경선을 치르겠다”고 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은 박 의원과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 홍미영 부평구청장이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4월에 치러질 전망이다. 당헌당규에 선출직 임기를 4분의 3 이상 채우지 못하고 출마할 경우 경선 득표수의 10%를 감점 받게 돼있는데, 박 의원은 이 페널티를 적용받는다.

홍미영 구청장은 여성이라 경선 득표수의 10~25%를 가점 받게 되는데, 25% 가점은 정치 신인한테만 적용되기에 10%대 가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김교흥 사무총장은 감점과 가점 모두 없다.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유정복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민주당 후보가 누구냐.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경선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될 것이다”라고 경선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유정복 시장과 저 둘 다 제물포고등학교를 나오고 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한 뒤 정치에 입문했다. 같은 인천 출신이라고 하지만 누가 진짜 인천 출신이고 인천에서 성장했는지 시민들이 알고 있다. 정치철학만 다른 게 아니다. 정치적 스승도 다르다. ‘친박’ 유정복 시장의 정치적 스승이 박근혜라면, ‘뼈노’ 박남춘의 정치적 스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송영길 국회의원을 추켜세웠다.

박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거시경제지표를 보면 IT(정보통신) 산업의 성장으로 수출 기록이 좋았다. 그래서 당시 참모들이 참여정부의 성과라고 홍보하자고 했더니, 노 전 대통령이 ‘쇼하지 마시오’라고 했다. 김대중 정부가 닦은 IT산업의 기반이 참여정부 때 빛을 발한 것이라며 쇼하지 말라고 했다”며 “인천의 GRDP(지역내총생산) 규모가 커졌다고 하는데, 이는 송영길 전 시장 때 경제자유구역에 구축한 바이오산업, 첨단산업의 성과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송 의원을 추켜세운 건 경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후보 경선을 준비하고 있고, 송 의원은 지방선거 후 치러질 민주당 전당대회 때 당 대표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경선을 치러야하는 만큼 협력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남동구 민주ㆍ진보진영 후보단일화 관심사로 부각

박남춘 의원이 당내 경선을 통과해 인천시장 후보가 되면, 남동구갑 선거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직 사퇴 시한은 5월 14일이다. 박 의원은 보궐선거를 치를 수 있게 시한 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단체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은 당원 여론조사(50%)와 시민 여론조사(50%) 방식으로 치러진다. 당원 여론조사 결과는 30%를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입당 당원들이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9월 기준 2만명 수준이던 민주당 인천시당의 권리당원(당비 6개월 이상 납부)은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시위를 거치면서 늘어 올해 1월 기준 5만 4100여명이다. 그리고 같은 시기 인천시당 전체 당원은 9만 9000여명에서 13만 5000여명으로 3만 5900여명 늘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권리당원이라는 얘기다.

흥미로운 점은 이 권리당원들이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 또는 엄호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입당했다는 점이다. 박 의원이 후보 경선에 자신 있다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이 시장 후보가 될 경우 남동구갑 선거구는 구청장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동시에 치러야한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 박 의원도 후보 단일화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 민주당은 후보군이 출마를 준비한 상황에서 인위적 단일화는 야합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정의당은 배진교 전 남동구청장이 독자적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거가 다가올수록 후보 단일화는 더욱 부각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ㆍ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박남춘 의원은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는 정치적 야합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시정부 권력을 교체하는 데 동의한다”고 하면서도 “정의당은 지난 대선 때 심상정 후보를 출마시켜 국민들에게 정의당을 각인시켰다.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 때도 정의당의 길을 갈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서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지난 총선 후보 단일화 때 정의당은 배진교 후보를 사퇴시키고 열세 지역(남구을)에 출마해 출혈이 컸다. 민주당이 지난 단일화 과정을 복기한 뒤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게 정치적 도리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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