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서야 조국이 산다’고 했다. 청년들이 미래의 주인으로 서는 문제는 그 나라의 장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청년들이 떠나는 지역은 미래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 청년들의 삶은 고달프다. 높은 실업율과 낮은 임금, 고용 불안정으로 인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삶으로 내몰리고 있다. 인천의 청년들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인천에서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청년들의 애로사항과 의견을 듣고 소통하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노력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인천투데이>은 새해를 맞아 세상 탓만 하지 않고, 그렇다고 오로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을 향한 삶이 아닌,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청년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들의 희망이야기를 듣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서다. 한 달여 동안 인천에서 활동하는 청년단체 다섯 곳을 만났다.

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청년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나서서 해결하자고 모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각자의 삶과 고민을 함께 나누며 배우고 토론한다. 때로는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들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기도 한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힘을 모아 창업하거나 문화예술기획사업 등으로 돈을 벌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꿈을 구체화하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꿈을 꾸는 것조차 너무 힘들기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하고 권리 보장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들이 한목소리로 하는 이야기는, 인천시나 구ㆍ군에 사실상 청년정책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 구ㆍ군이 쇠락해가는 전통시장이나 상점가 등을 살리기 위해 청년몰과 같은 창업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준비나 정책은 형편없다고 한다. 물고기가 없는 물웅덩이가 하나 있는데 낚싯대를 주고 물고기를 잡으라고 재촉하는 것과 같다고, 빗대기도 한다.

가장 관심도가 높은 청년일자리 정책과 관련해선 ‘인턴이나 단기계약직 같은 일자리로 생색내는 것은 청년문제를 숨기고 청년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는 걸 명심했으면 한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인천의 인재들이 서울을 비롯한 외부로 나가지 않고 인천에 자리를 잡는 것은 청년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살리는 데도 큰 힘이 될 텐데’라고 덧붙인 말에선 인천에 대한 관심과 애정마저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청년들의 이러한 바람과 인천의 가치를 재창조 하겠다며 펼치는 애인(愛仁)정책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애인(愛仁)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만든다고 인천의 청년들이 인천의 가치를 느끼고 인천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 돈을 청년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 쓰는 게 진짜 애인(愛仁)정책 아닌가? 제대로 된 청년정책을 수립하기 어렵다면, 청년들과 소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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