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국제적인 해양관광 허브로 재탄생”
인천녹색연합, “갯벌 보전해야할 해수부가 파괴”

▲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위치. 면적이 331만㎡(약 100만평)으로 여의도 면적의 1.1배에 달한다. 한상드림아일랜드는 이 투기장을 골프장을 중심으로 한 관광레저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출처ㆍ해양수산부>
여의도 1.1배 면적을 골프장 중심 레저단지로 개발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가 영종도 제1준설토 투기장(331만㎡, 약 100만평)을 민간에 맡겨 관광레저단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주)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가 제출한 실시계획을 승인했다고 12월 28일 밝혔다. 사업 시행자인 (주)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는 (주)마루한이 지분 75.96%, (주)큐브컴인베스트먼트가 지분 24.04%를 투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은 해수부가 인천항 수심 유지를 위해 바다에서 퍼낸 흙을 매립해 조성한 땅으로, 면적은 여의도의 1.1배(=331만㎡)에 달한다. (주)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는 이 땅을 해양문화관광지구(61.5%), 교육연구시설(9.6%), 공공시설(28.9%)로 개발할 계획이다.

2018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1년 완공할 계획인데, 사업비는 약 2조 400억원(민간자본 1조 9579억원, 정부재정 821억원)이다. 사업 시행자가 요청한 정부재정 사업은 진입도로 1.7㎞, 상수도 8.5㎞, 인천공항고속도로 나들목(IC) 설치, 공항철도 역사 설치 등이다.

사업을 두 단계로 나눠 진행할 계획인데, 1단계는 부지 조성사업으로 사업기간은 2014~2021년, 사업비는 4103억원이다. 2단계는 상부 공사로 공사기간은 2019~2021년, 사업비는 1조 6297억원이다. 상부 시설은 비즈니스센터ㆍ골프장ㆍ호텔ㆍ워터파크 등이며 핵심은 골프장이다. 골프장이 이용토지의 절반을 차지한다.

해수부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 나들목을 신설해 사업지역과 인근 도시의 교통 연계성을 높이고, 현재 운영 중인 공사용 임시도로를 4차로로 확장해 미단시티 내부도로와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영종도 하늘도시와 미단시티를 연결하는 도로 조성사업도 함께 추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의 교통 편의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 뒤, 공원 6곳에 풋살장ㆍ야구장ㆍ농구장ㆍ야외무대 등을 설치해 주민들이 편하게 찾는 장소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현철 해수부 항만국장은 “민간의 창의적 시각과 정부의 정책방향을 효과적으로 결합한 영종도 항만 재개발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민간 제안의 항만 재개발 모범사례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관광레저단지 개발 토지이용계획 안내도.<출처ㆍ해양수산부>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개발 사업은 ‘땅 투기’ 사업”

해수부가 관광레저단지 개발계획을 승인하자, 인천녹색연합은 성명을 내고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개발 사업은 ‘땅 투기’ 사업”이라며 “갯벌을 보전해야할 해수부가 갯벌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수부는 2014년 5차 경제관계 장관 회의 때 영종도 제1준설토 투기장을 국제종합관광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때도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준설토 투기장 건설이 개발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준설토 매립용량을 상향 조정해 사용기간을 늘리거나 중ㆍ장기적으로 준설토를 조경재와 건설골재로 이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며 “이번 민간 개발계획 승인은 투기장 건설이 개발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존 준설토 투기장 매립이 종료되면 또 다시 발생하는 준설토를 투기할 장소를 찾아 갯벌을 매립해야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만큼, 제2준설토 투기장의 경우 매립용량 상향 조정을 적극 검토하고, 제1 준설토 투기장은 개발이 아닌 친환경 활용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인천항은 선박이 지나는 항로를 유지하기 위해 매해 준설하고 있다. 인천항 항로 준설토 투기장 건설로 인해 매립된 갯벌 면적은 약 1600만㎡로 여의도 면적(290만㎡)의 5배가 넘는다.

인천녹색연합은 “세계적인 멸종위기 조류의 번식지이자 천혜의 자연환경인 갯벌을 더 이상 매립하는 형태로 준설토 투기장을 건설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며 “해수부는 본연의 역할인 해양환경 보전을 위해 땅 투기 개발 사업을 추진할 게 아니라, 준설토 재활용 방안 등을 적극 모색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인천 곳곳에 워터파크, 중복ㆍ과잉 투자 우려

해수부가 민간에 맡겨 추진하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개발 사업은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가 추진하는 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과 상당히 중복돼, 과잉 투자가 우려되기도 한다.

해수부 산하 공기업인 인천항만공사는 2019년 개장 예정인 새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43만 9267㎡)를 관광레저단지를 골자로 한 ‘골든 하버’로 개발할 계획이다. 민간 투자로 복합쇼핑몰ㆍ복합리조트ㆍ호텔ㆍ도심엔터테인먼트센터ㆍ워터파크ㆍ콘도ㆍ리조텔ㆍ마리나 등을 갖출 계획이다. 또한 시와 인천도시공사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맞은편에 카지노복합리조트를 골자로 한 미단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중복 투자는 지난 2013년 11월 국회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당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운룡 의원은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 개발과 해수부가 추진 중인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항만 재개발사업이 총9개 분야 중 6개(67%) 분야에서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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