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제는 마을학교다 ⑥ 인천 마을연계학교의 방향

<편집자 주> 인천시교육청은 올해부터 마을과 연계한 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정식 명칭은 ‘마을연계학교’로 올해와 내년에는 모델학교를 공모ㆍ선정해 운영한 뒤 2019년부터 확대ㆍ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의 마을연계학교는 ‘마을을 통한, 마을에 관한, 마을을 위한 교육’을 구호로 하고 있다. 마을연계학교는 최근 공교육 혁신과 지역교육공동체 운동과정에서 나온 ‘마을학교’라는 개념에서 비롯했다. 마을학교는 기본적으로 마을에서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마을교육공동체 이념을 담고 있다.

<인천투데이>은 올해 시작한 인천의 마을연계학교 활성화를 위해 기획보도를 준비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사다.

<인천투데이>은 이번 기획기사를 연재하며 ‘마을학교’와 ‘마을연계학교’의 의미, 인천에서 올해 8월부터 마을연계학교 모델학교로 운영 중인 선학중학교와 신촌초등학교, 경기도 시흥시의 마을교육공동체로 운영 중인 군서중학교, 서울시 도봉구의 ‘학교-마을교육공동체’ 만들기 등을 살펴봤다. 시흥시와 도봉구는 모두 혁신교육지구다.

이들을 취재하며 ‘이제는 학교가 높은 담장을 지니고 있는 문턱 높은 공간이 아니라 마을의 일부분이 되고, 마을은 학생들을 교육하는 공간이 돼야한다’는 확신이 생겼다. 경기도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가 추구하는 것처럼 학교와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마을이 아이들의 배움터가 되고, 아이들이 마을의 주인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교사는 정규교육과정을 담당하고 마을교사는 방과후학교를 담당해, 학생들이 꿈과 끼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배움이 마을자원을 활용하는 과정이 돼야하고, 혁신학교에 이어 진행 중인 교육혁신지구도 이러한 방향으로 추진 중인 것도 확인됐다.

하지만 인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인천시교육청은 마을연계학교 모델학교 시작에 앞서, 지난 2015년 1월부터 남구와 교육혁신지구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남구 교육혁신지구사업은 주민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교육청에서 각 학교에 지원하는 예산과 구에서 예산을 지원해 운영하는 ‘마을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나중에 교육혁신지구로 지정된 계양구와 부평구, 중구는 올해 3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 마을연계학교인 선학중학교의 마을방과후학교 수업 모습.<사진출처·선학중>
최선정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남구 진로지원센터에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참여 학생을 모집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별로 호응하지 않아 모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구 예산으로 힘들게 만든 프로그램에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학교와 민간, 지자체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방안과 중간지원조직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이 오래된 서울이나 경기와 달리, 인천에는 아직 마을교사와 마을학교와 같은 인프라가 부족하다. 마을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평생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인천시와 기초자치단체 등에서 마을교사 양성을 지원하고 체계를 갖추는 방법이 있다. 마을에선 주민자치센터, 지역아동센터, 평생학습기관, 작은도서관 등을 ‘마을학교’로 활용할 수 있다. 학교는 이 기관들에서 방과후수업을 하거나 이 기관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가져다 쓰면 된다.

마을연계학교가 잘 운영되기 위해선 이를 지원할 지원센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마을연계학교 모델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예산을 집행하려면, 담당 교사가 ‘기안서’를 작성해 교장 결제를 맡아야하고, 결제를 맡은 것에 한해서만 학교카드로 집행해야한다. 이 때문에 담당 교사의 업무 과중이 심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업무 처리를 대신해주거나 프로그램과 강사 섭외까지 도맡아 할 수 있는 마을교육지원센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을연계학교 모델학교인 신촌초교의 백옥란 교장은 “마을연계학교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지만, 담당 교사의 업무 과중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지원센터가 생겨 이런 어려움이 없게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연계학교 모델학교 선정을 더 꼼꼼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선정된 학교들 중 한 학교는 지원예산의 40%를 골프연습장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이 학교는 학생과 지역민을 위해 지속적이고 활용도가 높은 골프연습장 형태의 뉴스포츠장을 설립했다고 하지만, 과연 이것이 마을연계학교의 취지인 마을교육공동체와 관련 있는지 의문이다.

최선정 정책실장은 “마을연계학교 사업이 확대되고 교육혁신지구사업과 연계돼 인천지역 교육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인천 교육 발전의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에 앞서 계획서를 꼼꼼하게 점검해 모델학교에 적합한 학교를 걸러내고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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