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박3일, 흡연예방교육사업 평가 워크숍
“대부분 관광, 학기 중이라 교사 참가 어려워”

인천 북부교육지원청이 제주도에서 12월 20일부터 22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 중인 ‘흡연예방교육사업 워크숍과 성과 평가회’를 두고 관광성 연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연수는 인천 북부지역(부평구) 초ㆍ중ㆍ고등학교 보건교사와 생활지도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올해 학교 흡연예방교육사업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 사업 추진방향을 공유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연수 관련 여러 가지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먼저, 참가자 23명이 가운데 5명이 북부교육지원청 담당 부서 직원이다. 평생교육과장ㆍ학교보건팀장ㆍ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 4명 중 3명이 참가했다. 나머지 참가자 1명은 시교육청 소속 센터장이다.

북부지역 보건교사와 생활지도교사는 총87명인데, 이중 17명만 참가했다. 참가 대상이었던 대다수 교사는 학기 중 평일에 일정이 잡혀 신청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 장소를 제주도로 한 것과 세부 일정 대다수가 관광지를 도는 것도 논란거리다. 세부일정을 보면, 20일 오전에 제주도에 도착해 금능해변 산책, 차귀도 수월봉 방문을 한 뒤 오후 4시 반에 숙소에 도착해 5시부터 6시 반까지 1시간 30분간 흡연예방교육 강의 두 가지를 진행한다. 이 강의 중 하나는 북부교육지원청 팀장이, 하나는 시교육청 소속 센터장이 담당한다.

▲ 인천 북부교육지원청이 이달 20일부터 22일까지 2박 3일간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 ‘흡연예방교육사업 워크숍과 성과 평가회’ 일정. 대부분이 관광 일정으로 짜여있다.
21일 일정은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동안 학교흡연예방교육 우수사례(학교)를 발표하고 토의를 진행한 뒤에는 이중섭거리와 미술관 관람, 절물 휴양림, 레일바이크, 탄산온천 등의 코스로 짜여있다.

마지막 날인 22일 일정은 올레길 코스 돌기와 족욕카페 방문 등이 전부이고, 오후 6시 김포공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돼있다. 2박 3일간 강의를 듣거나 발표ㆍ토론하는 시간은 2시간 30분이 전부다.

북부교육지원청은 이번 연수로 예산 1019만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이 예산에는 관광지를 체험하는 입장료도 포함돼있으며, 교육청 소속 팀장과 센터장의 강의에 강사료와 원고료를 지출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평지역 한 보건교사는 20일 <인천투데이>과 한 인터뷰에서 “학기 중 평일에 3일간 연수를 잡으면, 특히 응급상황에 대처해야하는 보건교사는 대체인력 지원이 없으면 참가가 어렵다”며 “상황을 모를 리 없으면서도 이렇게 연수를 잡은 것은 사실상 교육지원청 담당 직원들이 관광성 연수를 가기위해 보건교사를 끼워 넣은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2015년에는 흡연예방교육사업 관련 예산이 남는다고 사용 가치가 별로 없는 등신대(=흡연 예방교육을 위한 사람 모양의 홍보 입간판)를 사서 전체 학교에 돌린 일도 있다”며 “세금를 낭비하는 관련 공무원들을 엄중하게 문책하고 사업비가 제대로 사용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북부교육지원청 학교보건팀장은 “담당 과장은 이 사업을 총괄하는 직책이라 참가한 것이고, 나머지 팀원들도 실무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어 참가한 것이다”라며 “학기 중이라 신청이 17명으로 저조했던 것은 맞지만, 신청자 모두 참가하고 있다. 보건교사와 생활지도교사 모두 학생상담 등을 위해 고생했으니 포상의 의미도 있는 연수다”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