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제는 마을학교다 ⑤ 서울시 도봉구의 ‘학교-마을교육공동체’ 만들기

<편집자 주> 인천시교육청은 올해부터 마을과 연계한 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정식 명칭은 ‘마을연계학교’로 올해와 내년에는 모델학교를 공모ㆍ선정해 운영한 뒤 2019년부터 확대ㆍ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의 마을연계학교는 ‘마을을 통한, 마을에 관한, 마을을 위한 교육’을 구호로 하고 있다. 마을연계학교는 최근 공교육 혁신과 지역교육공동체 운동과정에서 나온 ‘마을학교’라는 개념에서 비롯했다.

마을학교는 기본적으로 마을에서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마을교육공동체 이념을 담고 있다. <인천투데이>은 올해 시작한 인천의 마을연계학교 활성화를 위해 기획보도를 준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14년 준비단계를 거쳐 2015년부터 혁신교육지구를 지정·운영하고 있다.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된 도봉구(구청장 이동진)에선 ‘학교-마을 교육공동체’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동진 구청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혁신교육지구 지정 추진’을 공약했다. 재선 이후 혁신교육지구 실현에 박차를 가했다. 현직교사 출신을 교육특별보좌관으로 임용하고, 혁신교육팀을 신설했다. 2015년 4월엔 도봉혁신교육지원센터를 설치했다.

도봉구는 아동ㆍ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배움을 지원하는 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 만들기를 비전으로 세웠다. 마을 주민들이 마을교사가 되고, 이들이 모여 배움과 놀이로 가득한 마을학교를 만들어 아동ㆍ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배움을 지원하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5년부터 주민 스스로 마을교육의 주체가 되는 도봉마을학교를 운영해왔다. 2015년 51개로 시작한 도봉마을학교는 2016년 96개, 올해 120개로 늘었다. 도봉구 곳곳에서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도봉마을학교는 도봉구의 4개 권역(도봉ㆍ창동ㆍ방학ㆍ쌍문)의 특성을 살려 거점기관에서 운영하는 거점형, 교육에 관심 있는 주민 3명 이상이 제안하는 방과후 마을학교인 주민설계형 마을학교가 있다. 또한 7개 동에 동별 마을교육공동체가 있는데, 이곳에서도 학생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에 관심 있고 재능 있는 주민들이 문예체험활동ㆍ창의체험활동 협력교사 등으로 등록해 참여할 수 있는 도봉마을교사도 운영 중이다. 2015년 210명, 2016년 344명, 2017년 510명으로 점차 늘었다. 운동ㆍ악기연주ㆍ요리ㆍ바느질 등 재능을 지닌 주민을 도봉구와 교육청 관계자, 교사의 3중 면접으로 선발했다.

지난해부터는 동아리활동에 관심 있는 청소년 5인 이상이 모이면 활동계획을 세우고 지원받을 수 있는 ‘개(開)판 5분 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4개, 올해 88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학부모 역량을 강화하고 학교교육 참여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학부모회네트워크도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네트워크 참여 학교가 지난해 21곳에서 올해는 36곳으로 늘었다.

▲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에 참여한 서울 도봉구 초등학생들.<사진제공ㆍ도봉구>
도봉구는 이렇게 모인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초등학교 방과후학교를 책임지겠다고 선언했다. 방과후학교는 사교육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학교 안에서 질 좋고 비용이 저렴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사교육 업체들이 방과후학교에 뛰어들어 사설학원의 연장이 됐고, 최저가 낙찰로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봉구는 마을자원과 마을교사 등을 활용해 마을과 함께하는 방과후학교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도봉ㆍ방학ㆍ신방학ㆍ월촌초등학교와 방학 중 5개교에서 시범 운영했으며, 내년에는 15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영어와 컴퓨터 등 교과 영역을 제외한 영역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도봉구는 올해 중점사업으로 ▲중학교 협력 종합예술활동 지원과 도봉마을투어와 같은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과정 ▲방과후 활동 안전보험 가입, 마을과 함께하는 독서토론 교육 등 마을 방과후 활동 체제 구축 ▲도봉 창의체험버스 지원과 마을 방과후 활동 운영센터 홈페이지 구축 등, 마을-학교 지원체계 구축 ▲개판 5분 전 프로젝트와 학생회 네트워크 지원 등, 청소년 자치활동 활성화 ▲동별 마을교육공동체 구축을 위한 기반 조성과 도봉마을교육실천대학 운영 등 도봉혁신교육 거버넌스 구축 ▲고교 대상 전문학과 멘토링과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등 진로직업교육 지원 ▲초교 상담자원봉사자 배치와 교육공동체를 활용한 아동ㆍ청소년 교육 사각지대 해소 등 교육복지공동체 구축을 진행했다.

박동국 교육특별보좌관은 “이제는 학교가 정규교육과정을 책임지고, 지자체는 방과후학교를 책임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며 “교사의 업무 부담이 줄고, 아이들은 지역 어른들한테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지역에 고용창출 효과도 크고, 학교와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키우며 마을교육공동체가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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