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제는 마을학교다 ① 마을학교와 마을연계학교의 의미

<편집자 주> 인천시교육청이 올해부터 마을과 연계한 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정식 명칭은 ‘마을연계학교’로 올해와 내년에는 모델학교를 공모ㆍ선정해 운영한 뒤 2019년부터 확대ㆍ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의 마을연계학교는 ‘마을을 통한, 마을에 관한, 마을을 위한 교육’을 구호로 하고 있다. 마을연계학교는 최근 공교육 혁신과 지역교육공동체 운동 과정에서 나온 ‘마을학교’라는 개념에서 비롯했다.

마을학교는 기본적으로 마을에서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마을교육공동체 이념을 담고 있다. <인천투데이>은 올해 시작한 인천의 마을연계학교 활성화를 위해 기획보도를 준비했다.

마을연계학교 모델학교 8곳 선정해 운영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8월 9일 마을연계학교 모델학교 8곳을 선정해 내년까지 시범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에선 갈월ㆍ남동ㆍ마곡ㆍ부평북ㆍ삼성ㆍ신촌초교, 중학교에선 동광ㆍ선학중이 뽑혔다. 대부분 그동안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활동을 꾸준히 해온 학교다.

마을연계학교는 ‘마을을 통한, 마을에 관한, 마을을 위한 교육’을 구호로 내걸고, 마을과 함께 아이들을 키우고, 마을을 아이들의 배움터로 활용하고, 아이들이 마을의 주인이 되게 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시교육청은 모델학교를 시범운영한 뒤 2019년에는 12~13개교로 확대ㆍ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선정된 모델학교에는 내년 상반기까지 예산 2000만~2500만원을 지원했다.

모델학교들은 현재 마을교육공동체 준비위원회를 꾸려 학교 여건과 상황에 따라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안팎 마을교육과정 운영, 학년별 교육과정과 연계한 창의체험활동, 학교도서관 등 학교시설에서 마을주민 대상 프로그램 운영, 사회적협동조합을 활용한 교육프로그램 운영, 마을과 함께하는 학교축제, 주변 학교와 연계한 교육활동 등이 그 사례다.

배재천 시교육청 교육혁신과장은 “마을의 교육자원을 활용해 학교 교육과정을 풍성하게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학교와 마을이 함께 아이를 돌보고 협력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학교·마을교육공동체, 타 지역서 먼저 시작해

▲ 마을연계학교 모델학교로 운영중인 인천삼성초등학교가 지난달 27일 학교운동장에서 마을 한마음 축제를 열고 있다. <사진출처·삼성초>
인천시교육청이 마을연계학교를 운영하기 전에 다른 시ㆍ도교육청에서 이미 마을학교나 마을교육공동체를 운영해왔다. 일부 지역에선 지방자치단체도 마을교육공동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경기도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와 꿈의 학교, 서울시교육청의 마을결합형학교, 서울시의 마을학교 등이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는 이재정 교육감의 공약으로 제안된 사업이다. ‘학교 교육력 제고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학교ㆍ마을ㆍ교육청ㆍ지자체ㆍ시민사회ㆍ주민이 협력ㆍ지원하고, 연대하는 교육공동체’라고 마을교육공동체를 정의했다.

또한,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와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마을이 아이들의 배움터가 되고, 아이들이 마을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는 것’은 지역 주민이 공교육의 주체가 돼야함을 의미하고, ‘마을이 아이들의 배움터가 된다는 것’은 지역사회의 교육자원과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을 마을의 주인(시민)으로 키운다는 것’은 아이들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고 그 지역의 일원으로 정주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도교육청이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꿈의 학교’는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학교와 마을이 연계해 다양한 마을교육공동체 주체들이 참여하되, 학생들이 자신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기획ㆍ운영하고 진로를 탐색하며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학교 밖 학교를 말한다. 여기서 ‘학교 밖’이란 정규수업 이외의 활동을 칭한다. 올해에만 341개교가 선정돼 스포츠ㆍ요리ㆍ생태ㆍ미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마을결합형학교는 학교와 교육청에서 출발해 마을과 학교의 연결, 나아가 궁극적으로 마을 속 학교, 학교 속 마을이라는 결합의 형태를 지향한다. 마을 자원(사람ㆍ기관 등)을 학교에서 기획한 교육프로그램에 이용하거나 학교 시설과 프로그램을 주민에게 개방하는 부분적 마을결합형학교, 자유학기제를 활용해 중학교 1학년 과정에 마을결합형 진로교육과정을 운영하거나 특정 교과단위를 마을결합형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전면적 마을결합형학교로 구성돼있다.

이밖에 전북도교육청의 혁신교육특구를 중심으로 한 학교-마을 교육공동체 사업, 강원도교육청의 온마을교육공동체 사업, 세종시교육청의 마을학교와 세종마을교육공동체 사업, 광주시교육청의 지자체 협력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등이 있다.

학교가 마을공동체를 위한 공간으로

지난 9월 25일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개최한 ‘인천교육 1번가 시민교육정책 제안 토론회’에서 한 토론자의 발언이 마을학교의 의미를 잘 담고 있다.

“오래 전에는 학교를 중심으로 한 마을공동체가 형성됐고, 마을이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공동체문화가 있었다. 그동안 학교는 마을과 함께 융합하지 못하는 공간, 벽이 높은 공간으로 인식돼왔는데, 이제는 예전처럼 마을공동체를 위한 공간으로, 마을과 함께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공간으로 돌아가야 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