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베테랑 경력직 모욕, 사실상 정리해고”…사측, “현업 복귀 전 교육일 뿐”

OBS경인TV(이하 <OBS>)가 대기발령 중이던 직원들을 복직시키며 ‘교육 발령’ 조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모두 노동조합 조합원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지부(이하 노조)는 회사가 대기발령 중이던 조합원 14명을 1일자로 복귀시키며 ‘교육 발령’ 조치한 것을 두고, “베테랑 경력직 조합원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행위로, 회사를 나가게 하려는 사실상 정리해고다”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10월 31일 복귀 대상 조합원 14명에게 ‘교육발령 및 준수사항 통지’문을 발송했다. 교육실로 오전 9시까지 출근해 ▲개인별 <OBS> 프로그램 연구와 모니터 보고서 작성 ▲조별 <OBS> 발전방향 토의와 조별 과제(주1회 보고서 제출) 수행 ▲개인별 전문성 강화를 위한 자기주도 학습(주1회 학습내용 보고) 등을 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지난달 26일 노사협의회에서 현장 인력난 해소를 위해 대기발령 중인 조합원들의 즉각적인 원직 복직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는데도 사측이 이를 묵살한 것이고, 제작현장의 인원 부족 문제를 호소한 직능단체들의 목소리마저 외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복직한 조합원들이 1년 정도 제작현장을 떠나 있었다 하더라도 평균 방송경력만 20년이 넘는 베테랑들이고, 회사 장비와 시스템이 바뀐 것도 아님에도 ‘교육 발령’ 조치한 것은 교육 내용만 봐도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며 “이는 마치 신입사원 연수를 연상시키며 20년차 전후의 경력을 가진 피디, 기술, 카메라, 아나운서 등에게 맞는 교육이라 할 수는 없다. 또 다른 형태의 변형된 정리해고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서 “수십 년차 방송전문인들에게 부적합한 교육내용이 이를 증명하며, 그저 모욕감이나 주고 자존감을 떨어뜨려 회사를 나가게 하려는 꼼수다”라며 “이는 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직원 간담회에서 ‘정리해고를 하지 않고도 기술적으로 내보내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공언한 것에서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노조 관계자는 “어제 국회에서 진행한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윤종오 국회의원이 제작을 하지 않는 OBS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사업자 교체까지 감안한 후속 대책을 주문했는데, 백 회장이 허투루 들을 말이 아니다”라며 “제작현장을 복원하고 시청자를 위한 방송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방송사다운 OBS를 만드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자택 대기발령 상태에 있던 조합원들이 현업에 복귀하기 전 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모욕감을 줘서 회사를 나가게 한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다”라며 “일이 없다보니 일부는 가능할 수도 있지만, 노조의 주장처럼 원직 복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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