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국회의원, “정비결함은 여객안전과 직결…정비단지 조성 시급”

▲ 인천국제공항.
서비스평가 12년 연속 1위 이면에 늘어나는 정비결항률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주관한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ASQ)에서 인천국제공항이 또 1위를 차지했다. 12년 연속 1위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는 내년부턴 ASQ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인천공항은 여객 규모도 꾸준히 늘어 세계 허브공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중국 노선 45개와 일본 노선 23개 이외에 아시아 노선 43개를 갖고 있다. 아울러 미주 27개, 유럽 24개, 러시아 15개, 오세아니아 8개 등,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제외하고 대부분 노선을 갖고 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여객 5777만명(2015년 대비 17% 증가)을 수송했고, 세계 19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20위권에 진입했다. 공항 3단계(=제2여객터미널) 건설공사가 계획보다 2년 지연돼 공항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올린 성과라 의미가 더 컸다.

인천공항의 올해 여객은 지난해보다 7~8% 증가해 6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드 배치 논란으로 중국 여행객이 감소했지만, 전체 여객은 9월까지 하루 평균 16만 6000명 정도를 기록하며, 지난해(15만 7800명)보다 7.1% 증가했다.

이러한 여객 증가 추이는 정부 예측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보면, 여객수요를 2020년에 6223만명으로 전망했는데, 이를 3년 앞당길 전망이다.

하지만 여객터미널과 항공정비시설 부족은 인천공항 성장의 걸림돌이다. 인천공항은 현재 2단계 공사를 마친 상태로 여객처리능력은 4800만명에 불과하다. 2015년에 여객 4900만명을 돌파하며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내년 1월에 제2여객터미널 1단계가 개장해도 여객처리능력은 6400만명에 그쳐, 개장과 동시에 포화상태에 도달할 예정이다. 여객처리능력을 8000만명으로 확대하는 4단계(=제2여객터미널 2단계) 공사를 서둘러야한다.

여객터미널 확충과 더불어 항공 안전을 위해 항공정비단지 조성도 시급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학재(바른정당, 서구 갑) 의원이 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 15개에서 항공기 정비 미흡으로 발생한 항공기 지연ㆍ결항이 무려 7342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 1232건 ▲2014년 1484건 ▲2015년 1637건 ▲2016년 1694건 ▲2017년(9월 기준) 1295건이 발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한항공이 항공기 엔진 정비 후 테스트하는 인천엔진테스트셀 내부 모습.
항공정비 인프라 부족으로 항공안전에 ‘빨간불’

인천공항 3600건(지연 3362건, 결항 238건), 김포공항 1475건(지연 1073건, 결항 402건), 제주공항 1256건(지연 915건, 결항 341건), 김해공항 711건(지연 553건, 결항 158건) 순이었다.

인천공항의 정비로 인한 지연ㆍ결항을 연도별로 보면, 2013년 547건ㆍ36건, 2014년 688건ㆍ47건, 2015년 723건ㆍ54건, 2016년 773건ㆍ56건, 2017년(9월 기준) 631건ㆍ45건으로 해마다 늘었다. 여객처리 규모가 늘었는데 정비인프라 투자가 없어 나타난 결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국적 항공사(FSC)는 인천공항 안에 자체 정비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외국 항공사나 저가 항공사(LCC)를 위한 정비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소형 여객기 2대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정비고를 이달 중 개장할 예정이다.

게다가 제2여객터미널이 내년 1월 개장하면 여객처리 규모가 62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나고, 현재 하루 1000편 이상인 비행 또한 더 늘어날 전망이라, 정비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특히, 2012년 이후 도착 편보다 출발 편 결항이 많아진 게 심각한 문제다. 2010년 출발 편 정비결항률은 3.9%였는데, 도착 편 정비결항률은 8.3%였다. 2012년까지는 정비서비스가 안정적으로 공급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출발 편 결항률이 도착 편 결항률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출발 편 정비결항률 23.5%, 도착 편 정비결항률 18.2%로 격차가 5.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아울러 결항 편수도 많아졌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국적 항공사(=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만 엔진정비와 부품정비 이상의 중정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정비하는 만큼, 제2여객터미널 개장으로 정비수요가 늘어나면 현재 유휴지 상태로 있는 인천공항 격납고(정비공장) 옆에 정비격납고를 증설하는 요구된다.

문제는 외국 항공사에 제공하는 중정비서비스다. 외국 항공사들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격납고가 비어 있을 때만 중정비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제2여객터미널 개장과 더불어 정비시설과 단지를 구축해 외국 항공사에 정비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해야하는 게 과제다.

항공정비 해외 외주로 대한항공ㆍ아시아나 2014년에 6400억원 지출

항공정비단지 조성은 항공정비 산업 부가가치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시급하다. 인천공항에 정비시설을 갖추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항공기 정비를 위해 해외 외주 비용으로 2014년 기준 약 6400억원을 지출했다.

허브공항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인천공항이 동아시아에서 허브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도 항공정비단지 조성은 시급하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배후단지에 대규모 정비단지를 조성해 최고의 환승공항이자 국제 정비기지로 발돋움했다. 인천공항이 여객안전을 담보하면서 동북아시아 환승공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이공항처럼 배후에 항공정비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

인천공항은 이미 제4활주로 왼쪽에 항공정비단지로 지정돼있는 토지 114만㎡를 보유하고 있다. 공사가 인천공항 4단계 마스터플랜에 항공정비단지 조성 계획을 세운 지 오래됐다. 하지만 조성은 국토부의 반대로 답보상태에 있다.

또한 인천시와 공사는 국내외 투자유치로 정비단지를 조성할 계획인 만큼, 항공정비 산업 육성을 위해 국토부가 토지사용을 승인하는 과제만 남아 있다.

이학재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정비 미흡이나 결함으로 인해 항공기가 지연ㆍ결항되는 건수가 매해 늘고 있다”며 “정비 결함은 항공기 운항 안전과 직결돼 승객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항공안전과 인천공항의 허브공항 경쟁력 확보, 나아가 항공정비 산업 육성을 위해 항공정비단지를 조속히 조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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