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중학교의 행복한 수업 <5>

<편집자 주> 인천행복배움학교(인천형 혁신학교)로 운영 중인 동암중학교(교장 도성훈) 교사들이 ‘행복한 수업’ 이야기를 월 1회 연재합니다.

지난 9일 ‘화랑북로 골목축제’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트럼펫을 연주했던 학생은 학교축제 기획안을 만드느라 바쁘다. 그림에 소질이 있고 창의적 아이디어가 많은 이 학생은 학교축제인 ‘열우물축제’ 포스트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교사가 기획하고 추진하는 학교 축제가 아니라, 학생들이 기획안을 내고, 또 그 기획안을 참고해 축제를 계획한다.

2학기 1회 고사가 끝나면, 학생들은 교육혁신지구 행사인 창의융합캠프 준비로 바쁠 것이다. 10월 20일에 열릴 축제와 별개로 운영하는 이 창의융합캠프는 부평구 십정동 관내 초등학교와 인근 중학교 학생들이 참가할 다양한 부스를 준비하고 있다. 9월 29일 방과 후에 부메랑 비행기, 오조봇(ozobot: 교육용 코딩 로봇)을 이용한 우리 마을 탐방, 미션 파서블(mission possible) 등을 포함해 부스 18개를 운영할 예정이다.

창의융합캠프가 끝난 뒤에는 1주일 동안 모든 학생이 학년별로 차별화된 주제로 십정동 탐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십정동과 열우물의 유래와 역사를 탐구하고, 관광지도를 만들고, 맛 집을 소개하고, 맛 집으로 소문난 음식점들의 사장님을 면담하고 그들의 성공비결을 알아본다. 그 과정에서 우리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우리가 사는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 동암중학교 오케스트라가 ‘화랑북로 골목축제’에 참가해 축제의 흥을 돋우고 있다.
공모로 선발한 학생들로 구성한 학교 홍보팀은 출신 초등학교를 방문해서 우리 학교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후배들에게 중학교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지도교사가 있지만,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열정적으로 준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이렇게 동암중학교 학생들은 항상 무엇인가를 하면서 바쁘다. 학교는 학생들을 계속 움직이게 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때로는 넘어지고 엎어지더라도 삶을 당당히 살아갈 수 있게 교육하고 있다. 모두가 메이커(maker)가 되게 돕고 있는 것이다.

‘인생이란 폭풍이 멎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언제 가장 행복한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뭘 좋아하는지, 뭘 잘 하는지를 머리로 찾는 것이 아니라 부딪쳐 찾아내게 한다.

많은 사람이 ‘공부하고, 시험치고, 잊어버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초ㆍ중ㆍ고교 생활 12년을 지낸다. 암기력만 테스트하는 사회, 그래서 다른 능력이 있는 사람은 검증받을 기회가 적었다. 적어도 10년 전,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는 별 문제 없어 보였다. 그러나 암기해서 얻는 지식은, 손 안의 작은 스마트폰 속에 다 들어있다. 터치하면 알게 되는 지식을 암기하는 교육이 아닌,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교육,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교육이 훨씬 가치 있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배경주 동암중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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