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의 극락환생을 기원하는 ‘산오구굿’
삶과 죽음에 이윤택 특유의 해학과 풍자
대한민국 희곡 100년사 10선에 선정돼

▲ 연극 ‘오구’ 공연 장면.
인천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 ‘스테이지149’의 연극선집 두 번째 작품으로 대한민국 연극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오구’(작ㆍ연출 이윤택)가 오는 10월 13일과 14일 인천문예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희곡이자 한국 희곡사(史) 100주년을 맞아 ‘문학과 지성사’에서 발간한 ‘한국 현대 희곡선’ 10편에 선정된 바 있다. 초연 이듬해인 1990년 일본 동경 국제연극제와 1991년 독일 에센 세계연극제에 참가했고, 1998년에는 베를린 세계문화의집 공연에 초청될 만큼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극 ‘오구’에서 오구는 ‘산오구굿(=산 사람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행하는 굿)’의 준말로 전통 굿의 한 종류다. ‘오구굿’이 죽은 사람이 생전에 풀지 못한 소원이나 원한을 풀어주고 죄업을 씻기를 기원하는 무속인데 반해, ‘산오구굿’은 산자를 위한 굿판이다.

이 연극은 어머니가 죽음을 예고하는 꿈을 꾸고 오구굿을 열어달라는 것으로 시작한다. 굿판이 열리면, 관객은 진짜 굿판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다. 굿판이 끝나면 어머니는 “나 갈란다” 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어머니의 초상을 치르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고, 죽은 어머니가 다시 나타나 산 자를 꾸짖고 화해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이윤택 연출 특유의 해학과 풍자가 120분간 관객들을 웃게 하고 울린다. 막을 내린 후에는 관객들이 돌아가는 길까지 배우들이 마중을 나와 춤판을 이어간다.

‘오구’는 인생의 일부지만 늘 두렵고 무서운 것이라 여겨온 죽음을 익살스러운 재담과 몸짓으로 그려내며 망자를 떠나보내는 슬픔을 한국 특유의 해학적 정서로 풀어낸다. 삶과 죽음의 깊은 경계를 없애고 신명나는 굿 한 판으로 담아내는 것이다.

13일 오후 2시와 8시, 14일 오후 5시에 공연하는 이 연극은 8세 이상 관람 가능하고, 입장료는 전석 2만원이다. 예매는 인천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http://art.incheon.go.kr)나 인터파크(1544-1555), 엔티켓(1588-2341)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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