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와 동구 주민들이 오는 16일 궐기대회를 연다고 한다. 목적은 주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다. 중구와 동구는 인천의 원도심이다. 인천의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뒤쳐졌지만, 개항장 일대를 비롯해 근대문화유산이 많이 남아있고, 다른 시·도 사람들도 인천 하면 떠올리는 월미도와 차이나타운, 배다리 헌책방 골목 등이 있다. 이런 곳에 사는 주민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주거환경이 너무 낙후해 개선이 필요한 곳도 있지만, 무분별한 개발 때문이다.

현재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 피해를 끼치고 있는 것은 인천과 김포를 잇는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공사다. 이 도로의 지하터널 공사로 인해 동구 삼두1차아파트가 붕괴위험에 놓였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처럼 건물 균열이 매우 심한 상태다.

아파트 옥상 슬라브까지 깨지는 등, 균열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주민들은 정당한 피해보상과 전면 이주, 지하터널 정밀안전진단 등을 요구해왔지만, 시공사뿐 아니라 동구와 시도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그동안 동구 곳곳서 발생한 싱크홀도 이 지하터널 공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시의 배다리 관통도로 건설공사 재개 계획도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 도로는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부터 동구 송현동 동국제강 앞까지 4개 구간으로 나뉘는 산업도로다. 동국제강 앞에서 고가도로로 시작되는 1구간과 송현터널부터 송림로까지 2구간은 오는 11월 개통될 예정이다. 문제는 배다리를 반으로 가르며 송림로와 유동삼거리를 잇는 3구간, 일명 숭인지하차도다.

이 구간은 주민 반대로 2010년에 공사가 중단됐는데, 시는 내년 말까지 설계용역을 끝내고 2022년 준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배다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물론, 제2외곽순환도로와 노선이 겹치고, 롤러코스터 형태라 산업도로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주민들의 지적에도 불구, 시는 이미 재원이 투입됐기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송림초교 주변 주거환경개선지구 뉴스테이 연계 사업 또한 원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해있다. 월미은하레일은 대표적 예산낭비 사업이라는 오명을 쓴 채 방치돼있고,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후 10년간 쇠퇴일로를 걸었던 동인천역세권에 민간자본 2조원을 끌어들여 ‘동인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던 인천시는 정권이 바뀌자, 프로젝트 발표 7개월 만에 뉴스테이 중심의 정비사업 계획을 접고 새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과 연계할 수 있는 모델을 찾겠다고 했다.

민자 2조원 유치를 환영한다는 대형 현수막들을 내건, 시 행정을 편든 일부 단체들을 무안하게 만들어버렸다. 일관성 없는 행정도 문제지만, 개발 일변도의 도시행정도 큰 문제다. 행정이 주민 생명과 재산보다는 건설자본의 이익을 우선하는 건 아닌지, 중ㆍ동구 주민들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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