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업체, 논란 일자 회사 이미지 훼손 우려해 다른 조형물로 대체하기로
이 조형물을 누가 봐도 현역시절 김연아 선수를 연상시키지만, 전혀 닮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조악하게 만들어져 예술적 가치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일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포즈도 얼굴도 김연아와 비슷한 구석이 하나도 없고 너무 못 생겼다’는 이야기부터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공항 입국장에 세워질 만큼 완성도나 조형미를 갖추지 못했다’는 진지한 비판까지 넘치고 있다. 게다가 피겨 선수 조형물의 발아래에 있는 얼음이 깨져가는 모습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연아 닮은 인물상’ 논란은 이전에도 한 차례 일었다. 경기도 군포시는 철쭉동산에 예산 5억 2000만원을 들여 김연아 선수의 동상을 세웠다. 당시 국민 세금으로 만든 동상이지만 김연아 선수를 전혀 닮지 않았고 조형물의 예술적 아름다움도 없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또한 군포시민들은 ‘군포시 비리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를 꾸려 동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편법 설계로 시공비를 부풀리고 조형물이 설계와 다르게 제작됐다고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은 9개월간 조사해 ‘혐의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인천공항공사는 “강원도에서 평창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조형물을 세웠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왔다. 조형물들은 내년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종목을 홍보하기 위한 것은 맞지만 김연아 선수의 모습을 담지는 않았다”며 “김연아 인물상을 만들려면 저작권과 초상권 문제가 해결돼야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김연아를 모델로 만들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 홍보담당자는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우리 공사는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올림픽을 홍보하겠다고 해 장소만 제공해줬다. 두 곳이 배타적 사용권을 갖고 있어, 피겨 선수 조형물 철거도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라고 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논란이 커지자 조형물을 만든 업체에서 철거하겠다고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업체에 홍보를 의뢰했는데 업체에서 피겨 선수 조형물이 논란이 되자 회사 이미지가 훼손됐기에 다른 걸로 바꾸겠다고 가져갔다”고 한 뒤 “어떤 것으로 대체할지, 언제 세워질지는 협의 중이다. 단, 강원도에서 추가비용을 지불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논란에 대해 ‘인천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을 제작한 이원석 조각가는 “구체적 대상을 연상시키는, 대상의 전형성을 바탕으로 제작된 형상 작품이라면 초상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 뒤 “설치했다가 여론에 밀려 철수하는 등의 태도로 볼 때, 과정과 절차에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제작비용과 퀄리티(=질)의 문제는 더 심각해 보인다. 작업이 진행된 과정이 투명하다면 문제의 원인과 결과가 들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