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양대 노총‧시민단체 주측 추진위 구성 … 시민 성금 1억 6000만원 모아 건립

▲ 인천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이 인천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설치된 모습.
지난해 10월 인천 부평공원에 ‘인천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된데 이어 ‘인천 일제 강제 징용 노동자상’이 평화의 소녀상 옆에 건립됐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와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등 노동조합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인천지회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일제 강점기 징용 노동자상 건립 인천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지난 12일 오후 6시 부평공원에서 일제 강점기 징용노동자상 제막식과 함께 ‘삷과 노동 평화를 노래하다, 2017 인천평화축제’를 진행했다.

인천 일제강점기 징용 노동자상의 작품명은 ‘해방의 예감’으로 부산 평화의소녀상 등을 제작‧설치한 이원석 조각가가 제작했다. 가로 4m, 세로 3m, 높이 2m 규모로 바닥과 벽은 화강석, 인물상과 부조는 청동으로 제작됐다. 이 상은 시민단체와 시민 900여명이 모은 성금 1억 6000만원으로 만들어졌다.

‘해방의 예감’은 일본 제국주의 치하 일본 육군에 의해 부평공원 일대에 건설된 남한 최대 규모의 병기창인 ‘조병창’을 중심으로 자행된 인권유린과 징용, 노동착취, 그 상황을 딛고 일어서는 해방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이원석 작가는 “부평공원은 일본 제국주의 만행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역사적 공간”이라며 “이 작품을 통해 이곳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다시는 이 땅에 평화를 해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막식에 앞서 진행한 평화한마당에선 동상에서 묘사된 실존 인물인 지영례 할머니와 고(故) 이연형씨 딸의 발언을 듣는 시간도 있었다. 지 할머니는 일본군 위반부에 끌려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조병창’에서 강제 징용을 했으며, 고 이연형 씨는 조병창에서 강제 징용을 하며 조선독립당 활동을 하다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김일회 추진위 상임대표는 “광복 72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힘으로 일제 때 노동력과 인권을 수탈당한 ‘징용 노동자상’을 이곳에 두손 불끈 쥔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웠다”며 “기억하는 사람들의 첫 걸음으로 나라 잃은 백성들, 끌려간 사람들, 최소 70만명에 달하는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조선인들을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강제 동원돼 수탈당한 조선인들에 대한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와 잘못에 대한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징용 노동자상은 지난 2월 1일 부평공원에서 추진위 발족 후 본격적인 건립이 추진됐으며 2차례 강연회와 제작발표회, 대시민 홍보 캠페인 등을 거쳐 12일 부평공원에 설치됐다.

▲ 인천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 제막식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오후 부평공원에서 설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사진제공ㆍ이원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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