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송이, 중년시대

<편집자 주> 3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 후원사인 <인천투데이>은 9월 9일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을 투 팀씩 나눠 다섯 번 소개한다. 팀과 참가 곡 소개로 그들의 음악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7. 오백송이

▲ 오백송이.<사진제공ㆍ김상우>
‘오백송이’라는 팀 이름은 오선화(작사, 스토리텔러)ㆍ백하슬기(작곡, 건반)ㆍ송영일(보컬)ㆍ이강하(기타)의 성을 따서 만들었다. 팀의 대표인 송영일과 백하슬기는 군대에서 만났고, 오선화와 송영일은 그 전부터 알던 사이다. 오선화와 백하슬기는 오선화의 노랫말에 백하슬기가 곡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친해졌다. 백하슬기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리 팀에 이씨만 있으면 오백송이가 되겠어”라고 말했는데, 한 달쯤 후에 기타를 치는 이강하를 만났다. 그렇게 오백송이가 만들어졌다.

출전곡인 ‘야매상담’도 얽힌 이야기가 있다. 작가이자 작사가인 오선화씨가 우연히 상담을 했다. 상담을 전공한 적이 없는 본인이 하는 상담을 ‘야매상담’이라 이름을 지은 후 상담하면서 기억에 남는 내용을 메모해 두었고, 그 글에 백하슬기가 곡을 붙여 이번 가요제에 참가했다.

송씨는 “이 곡은 거창한 평화를 노래하지 않는다. 위로 올라가야만 된다는 세상에서 평화란 사실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얘기한다”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평화는 너로부터 시작되는 거야.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자’라는 노래의 후렴구가 귀에 남는다.

이번 가요제에 어떻게 참가했는지를 묻자, 송씨는 “우리끼리 ‘이건 안 나갈 수 없는 가요제’라고 말했다. 우리가 늘 고민하던 게 평화다. 사실 가요제에 나가거나 상을 타는 데 큰 관심이 없었는데 평화가요제는 달랐다”고 한 뒤 “팀원인 오선화의 화(和)가 평화(平和)의 ‘화합할 화’다. 이 한자는 사람의 입에 벼를 넣어주는 형상이다. 그래서 평화는 사람의 입에 공평하게 벼를 넣어준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는 그 의미를 곱씹고 실천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평화를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사랑과 삶’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오백송이는 ‘저 멀리 보이지도 않는 미래보다 바로 눈앞의 오늘,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삶과 사랑을 노래하고 싶은 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8. 중년시대

▲ 중년시대.<사진제공ㆍ김상우>
‘중년시대’ 멤버들은 모두 대학시절 민중가요를 부르는 노래패에서 활동했다. 이들은 민중가수 출신인 윤선애(민중음악의 명곡이랄 수 있는 ‘벗이여 해방이 온다’, ‘그날이 오면’, ‘저 평등의 땅에’ 등을 부른 가수)씨의 팬 카페에서 만났다. 2010년 3월 윤선애씨의 단독 공연 때 윤씨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로 카페 회원 중 남성 코러스팀을 급조한 것이 중년시대였고, 반응이 좋아 이후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년시대의 리더이자 기타와 베이스 파트를 맡고 있는 박상진씨는 “우스갯소리로 ‘소녀시대’의 라이벌로 이름을 지었다. 그 뒤 여러 번 개명을 검토했지만 다른 이름을 찾지 못하다가 중년시대로 굳어버렸다”고 했다.

박씨는 “민중가요가 한창이던 때보다 지금이 민주적이라고 하지만 중년시대가 추구하는 음악은 여전히 이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고 모두 더불어 사는 세상을 노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곡인 ‘잊혀진 꿈’은 2013년 9월에 처음 만들었고 이후 몇 차례 수정해 이번 가요제에서도 선보인다. 박씨는 “처음으로 이 노래를 만들 무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서 매카시즘 공세로 유신정권으로 역주행을 하던 때였다. 우리가 꿈꾸던 세상은 아니었다. 그때 한라산과 지리산, 광주 망월동 등이 떠올라 노래를 지었다”며 “이 노래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과거 희생되거나 헌신하신 분들을 생각하며 자유와 평등ㆍ평화ㆍ해방을 다시 일으켜 세우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평화창작가요제가 중년시대와 추구하는 바가 비슷하다고 말하는 박씨는 평화를 ‘마음이 평온한 상태’라고 규정했다.

“마음의 평정 상태가 이루어질 때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마워할 거다. 마음이 평온하려면 걱정과 근심이 없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들이 평화로워야한다. 전쟁ㆍ가난ㆍ착취ㆍ차별 등은 평화를 가로막는 요소다. 이런 것들이 없는 상태가 평화다. 평화는 가만히 앉아서 주어지지 않는다. 함께 싸워서 얻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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