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이후 섬사람들의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특히 서해 5도 주민들은 해상 안개로 대합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너무 힘들다. 정확한 기상예보로 불편을 줄여야한다. 특히, 관련기관은 도서민과 관광객의 불편을 덜어줄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네댓 시간을 기다려야하는데, 대합실 바닥에 신문지 한 장 깔고 앉아 있는 실태를 모르지는 않을 터. 세월호 참사 100일이 지나도 국민을 위해 달라지는 건 눈 씻고 봐도 없다. 섬사람이 15킬로 짐 들고 나가면 돈 내라는 것밖에는”

인천과 소청도를 자주 오가는 한 시민이 2014년 7월 28일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글이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7년 7월 30일, 그는 또 글을 올렸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이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루라도 정시에 출발하면 큰 일 나나? 육지는 멀쩡한데, 영종도는 훤히 보이는데, 오늘도 안개로 대기다.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휴가철이라 관광객이 대합실에 가득이다. 매표를 위해 줄서서 대기하는 시간도 만만찮다. 그런데 ‘보다 빠르고 보다 편리하게’라는 문구가 달린 승차권 자동발매기는 오래 전부터 고장이다. 고장 표시도 없다. 발매기를 이리저리 작동해 보지만 고장 난 기기에서 표가 나올 리 없다”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일주일에 2~3일 결항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천~연평도ㆍ덕적도ㆍ이작도’ 노선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이 ‘섬에 들어갔다 못나오는 경우’를 걱정해 서해 5도 방문을 꺼리는 이유다. 여름철 관광객 방문을 기대했던 섬 주민들은 방문객이 줄어 애를 먹는다.

6~8월에 연안여객선 운항이 자주 통제되는 건 주로 안개 때문인데, 인천항 연안부두 운항통제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운항기준을 그 이전보다 더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배가 뜰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게 과학적이지, 합리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기상 관측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고, 가시거리를 육안에만 의존한다. 운항통제실은 기상청 일기예보에 따라 결항 여부를 결정하는데, 일기예보가 정확하지 않다. 2014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풍랑특보의 경우 52.4%나 빗나갔다. 특히 인천 앞 바다의 일기예보는 맞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위성항법기술과 정보통신 장비는 고도로 발달했지만, 선박운항 관리규정은 50년 전에 제정한 것이다.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는 해상 기상조건은 파도 높이가 3m 초과, 풍속 14m/s 초과, 안개로 인한 가시거리 1km 미만이다. 파고 규정은 1964년, 풍속 규정은 1971년에 각각 제정됐다. 풍속 규정은 안전문제로 개정이 어렵더라도, 가시거리를 육안으로 측정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 여객 안전을 위해서라도 운항관제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