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A대학교 사격부 감독, 대체 지도자 선임 없이 파견 ‘논란’ … “타 학교 코치로 세웠다” 반박

인천의 한 대학 사격부 감독이 대학 선수들은 내팽개치고 청각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할 사격 국가대표 선수의 감독을 맡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지역 사격계 복수의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인천 A대학교 사격부 감독 B씨는 지난 5월 말께 이달 18일부터 30일까지 터키 삼순에서 열리는 ‘2017 청각장애인올림픽(이하 데플림픽)’에 참가하는 사격 선수의 감독을 맡았다.

B씨는 데플림픽 감독을 위해 지난달 26일 합숙을 떠났고, A대 사격 선수들은 지난 4일부터 대구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9회 대학연맹기 전국 대학생 사격대회에 참석하기 위한 훈련을 감독 없이 해야 했다.

감독 없이 훈련한 것도 문제지만, 그동안 감독의 차를 타고 옥련국제사격장까지 이동했는데 감독이 없어 날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한참을 걸어 훈련하러 다녀야했다. 전국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고 가뜩이나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격 선수들에게 좋지 않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사격계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더구나 대학연맹기 사격대회가 열리는 대구까지 선수들이 직접 차를 몰고 갔다. 통상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 때 총기를 운반해야하기 때문에 관할 경찰서에 총기 관리자를 신고해야하는데, 이를 감독이 아닌 선수 중 1명이 총기 관리자로 신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사격계 관계자는 “자신이 가르치는 선수들이 전국대회를 앞두고 있는데 대체 지도자도 세우지 않고 다른 선수를 지도하겠다고 나간 것도 문제지만, 총기 관리자를 선수가 하게 하고 선수가 대구까지 운전해 가게 하면 힘들어서 좋은 성적을 내겠느냐”라며 “혹시라도 총기 사고가 생기면 어떻게 책임지려고 하는지, 정말 황당한 처사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B 감독이 무료 자원봉사직으로 데플림픽 감독으로 참가하겠다고 한 것으로 아는데, 합숙기간에 일비로 15만원을 받는 것도 문제”라며 “성적 우수 시 최고 1억 5000만원 상금과 대통령 훈장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개인 명예를 위해 자신의 선수들을 내팽개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인천시체육회는 도대체 왜 대체 지도자를 선임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인천시체육회 관계자는 “대한장애인사격연맹의 정식 공문을 받아 파견을 승인해준 것이라 문제가 없다”며 “일비도 그쪽에서 주면 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대체 지도자는 다른 학교 감독에게 부탁해 지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B 감독도 지난 9일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혹시 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다른 학교 코치에게 선수들을 부탁하고 왔고, 대학 선수들은 성인이라 총리 관리자로 신고하는 경우와 선수끼리 전국대회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며 “기존 기득권 세력이 음해하는 것이다. 대구에서도 함께 숙소를 써서 같이 있었다. 한 달 정도는 선수들에게 크게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격계 관계자는 “대체 지도자라고 하면 전국대회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도 하고, 대회에도 같이 가서 지도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며 “지도한 적도 없는 데 대체 지도자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대구에서 숙소를 같이 쓴 것도 소속 대학 선수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청각장애인 선수의 시합 연습을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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