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프로젝트 인트로 전시
7월 9일까지, 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

인천문화재단이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작가들의 프로젝트 인트로 전시 ‘제보’전(展)을 아트프랫폼 B동 전시장에서 지난 2일부터 열고 있다. 7월 9일까지 진행한다.

예술가 창작공간인 인천아트플랫폼은 입주예술가의 실험적이고 유의미한 프로젝트 창작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예술가 다섯 팀(금혜원ㆍ박승순ㆍ서영주ㆍ정혜정ㆍF동 사람들)이 인천의 이북도민, 풍경과 사람, 소리, 현대미술 현장 등을 소재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제보’전은 시민들의 제보로 창작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창작에 참여할 시민을 모집해 함께 만들어나가는 전시다. 창작의 결실인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아니라, ‘작품이 없는 전시, 창작을 위한 전시’로서 시민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시민들의 참여로 공간을 메울 전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작가 금혜원은 외할머니의 유품인 노트 여덟 권에서 영감을 받아 프로젝트 ‘다시쓰기 : 기억의 조우와 연대’를 진행한다. 작가는 외할머니의 노트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과 전쟁 등을 겪으며 이주와 정착을 반복해 살아온 흔적을 살펴볼 수 있었다고 한다. 유품에 기재된 당시의 흔적을 시민들의 제보와 자료 수집 등으로 추적한다.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을 전후로 인천에 정착하며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월남의 경험이나 전쟁으로 삶의 변화를 맞은 사연, 떠나온 고향에 두고 온 것들 등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사연은 이메일(keumhw@gmail.com)로 보내면 된다.

박승순 작가는 인천의 풍경과 소리 데이터를 채집하기 전, 사람들이 얼마나 특정 장소의 소리를 잘 구별할 수 있는지 조사하는 ‘소리ㆍ풍경 인지능력 평가’를 진행한다. 특정 풍경 또는 장소의 명칭과 소리를 분리한 뒤, 관객들이 소리와 장소를 맞추게 온라인 사이트(https://goo.gl/gXEeof)를 구축했다. 전시 기간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박 작가는 관객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프로젝트 진행에 반영할 예정이다.

작가 서영주는 관객이 쉴 수 있는 ‘오아시스 카페’를 진행한다. 이 카페엔 관객이 ‘쉼’이나 ‘오아시스’를 주제로 한 시(詩)나 독백 등을 남기는 자리를 마련했다. 일과 꿈, 사랑, 일터 등에 관한 자작시를 남길 수 있다. 또한 관객은 은밀한 공간 안에 놓인 녹음기에 시를 읊조리거나 내밀한 이야기를 남길 수 있다. 수집된 이야기는 작가가 진행하는 ‘몸짓 워크숍(몸으로 말하는 움직임)’의 소재로 활용된다.

정혜정 작가는 인천의 풍경을 작가의 작업실 안에 들여놓는 ‘바깥의 바깥’을 진행한다. 작가는 작업실 주변 풍경을 바라볼 때 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장소(주민이 모여 있는 곳, 무대 같은 곳)와 사람(화교, 토박이 주민, 관광객), 일상 대화 등을 제보 받는다. 관객은 작가에게 필요한 사진을 촬영한 뒤, 전시장에 놓인 프린터기로 출력해 제보할 수 있다.

‘F동 사람들’은 프로젝트 ‘본격미술극장’을 위해 연구자들로 구성한 공동체다. 연구자들은 딱딱하고 어려운 현대미술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현대미술 팟캐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민들의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도를 살펴보고, 팟캐스트의 소재를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만남을 시도할 예정이다. 관객들은 현대미술을 관람하며 느낀 의문점, 숨겨진 작가 소개, 미술행사 소식 등을 전시장에 비치된 엽서로 제보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관객들이 제보한 내용 중 일부를 선택해 팟캐스트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이처럼 이 전시는 시민들이 관람객이 아니라, 각자의 사연과 자료를 제공하는 제보자로서 프로젝트를 함께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인천아트플랫폼 관계자는 “책 한 권이 출간되기까지 여러 분야의 조력자들이 노고하듯, 예술작품도 수집ㆍ기록ㆍ검증 등의 과정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쌓일 때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이 전시는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www.inartplatform.kr)에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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