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의 공공 셰어하우스(공유주택) 시범 사업이 눈길을 끈다. 셰어하우스는 주방이나 거실과 같은 공유 공간은 함께 사용하고, 침실 등은 개별 세대가 이용하는 새로운 주거모델이다. 즉, 하나의 주택을 여러 사람이 공유해 이용하는 것이다.

부평구는 시범사업으로 한 경로당의 사용하지 않는 2층을 셰어하우스로 개조했다. 공유 공간인 주방과 거실, 화장실을 만들고 개별 공간으로 침실을 네 개 만들었다. 이곳에 젊은 독신여성 네 명이 입주했다. 앞선 공모에서 선정된 것이다.

‘혼자 살지만 외롭지 않고, 함께 살지만 똑같지 않은 생활’을 원하는 이들은 삼겹살 데이, 문화가 있는 날, 환경정비, 경로당 노인들과 소통 등, 다양한 주제로 매달 1회 정기모임을 갖기로 했단다. 개인 생활을 보장하면서도 서로 소통하고 나누기 위한 약속으로 읽힌다.

주거비용이 적게 든다는 게 셰어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의 월세는 침실 면적에 따라 10만원과 14만원, 두 가지다. 보증금은 월세 2개월 치다. 매우 싸다.

셰어하우스 설계단계부터 공간 구성에 입주대상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도 상당한 매력이다. 부평구는 공간을 확보한 뒤 지난해 10월 입주대상자를 모집했고, 올해 1월 설계단계부터 공사현장을 방문해 진행사항을 확인하며 입주대상자의 의견을 반영했다. 당초 여섯 명이 입주할 수 있게 할 계획했으나 현장 확인 과정에서 2인실 공간이 좁아 두 명이 쓰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해 모두 1인실로 전환했다.

경로당 2층을 개조했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집을 새로 짓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여건상 거의 불가능하다. 경로당 노인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느라 6개월간 소통했다고 한다. 비록 입주자 네 명의 셰어하우스이지만, 공공 주거공유 정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사례는 더 있다. 서울시 노원구는 지난해부터 ‘어르신-대학생 룸 셰어링’ 사업을 하고 있다. 주거공유를 희망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노인과 대학생한테서 참가신청을 받은 뒤 노인과 대학생의 매칭을 중재해 협의가 이뤄지면 협약을 체결하고 입주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노인은 보증금 없이 주변 임대료 시세의 50% 수준인 20만~30만원으로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대학생은 주당 3시간 정도 가사 등, 노인의 생활을 돕는 것이다. 방 하나 당 도배ㆍ장판ㆍ조명 등을 교체할 수 있는 비용을 서울시 지원으로 100만원 이내에서 지급하기도 한다.

두 사례 모두 청년의 주거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세대 간 소통으로 공동체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공유와 공존이 생활화될 수 있게 공공 주거공유 정책과 사업이 확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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