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주년] 특집1, ‘부평을 말한다’
[창간1주년] 특집1, ‘부평을 말한다’
  • 이승희
  • 승인 2004.12.1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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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부평, 지금부터 만들어 가자

1년에 구민 10명 중 1명이 부평을 떠나고 있다

당신은 앞으로도 부평에 계속 살고 싶은가,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고 싶은가?
환경, 교통, 교육, 문화, 경제 여건 등 지역민의 삶의 질을 규정하는 온갖 분야 중 개인마다 우선하는 것이 다르겠지만 이유야 어떻든 한마디로 ‘살기 좋은 곳’, 아니면 ‘살기가 나빠 다른 곳으로 이사가고 싶은 곳’이라는 선택으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함축해 표현한다.
그러면 과연 우리 구민들은 부평을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부평신문이 우리 구 구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설문조사에 응한 251명 중 113명이 부평에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으며, 13명이 모르겠다, 나머지 125명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고 답했다.
계속 부평에 살고 싶다고 대답한 구민은 그 이유로 오래 살다보니 정이 들고, 이웃과 연고자가 늘고, 생활터전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사는 데 크게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다른 곳에 가봐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응한 경우도 있다.
그러면 다른 곳으로 이사 가고 싶다고 답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다양했다.
문화체육시설이 거의 없는 점, 교통이 불편한 점, 학교 교육 수준이 뒤 처진 점, 도시가 복잡하고 청결하지 못한 점 …. 응답자 중 가장 많은 구민이 공기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무작위 전화설문 조사로 정확한 표본조사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구민의 의견을 정확히 반영한 결과라고 보기 어렵지만, 이러한 결과는 구가 지난해 5∼6월에 실시한 행정수요조사 연구용역결과와 다르지 않다. 당시 연구용역 결과 구민들이 부평구를 연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인구과밀지역, 재래시장의 중심지, 대우자동차 및 제조업체의 산업도시 등이었다.
이러한 도시 이미지가 부평이 미래지향적이고 밝고 건강한 이미지보다는 어둡고 부정적인 느낌을 많이 들게 해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는 조사 결과였다. 
실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우리 구에서 살다가 인천시 내 타 군·구와 타 시도로 전출한 인구수는 4만6천749명에 달한다. 1년에 구민 10명 중 1명이 부평을 떠나고 있으며, 그 이유가 ‘부평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도시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인구·차량밀도 전국 최고… 공원면적 등 녹지율 최하

부평구는 70년대 이후 산업발달의 가속화와 대단위 아파트 단지 조성으로 인한 급격한 도시화 과정을 거쳐 인구 55만2천(올해 6월 기준)의 거대 자치구로 개발됐다.
부평을 고향으로 하는 주민들의 “이젠 어디가 어디였는지 잘 모르겠다. 상전벽해와도 같다”라는 회고담이 그간의 개발을 실감나게 한다.
부평에서 태어나거나 몇 십 년 살아온 주민들은 예전보다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도로 등 도시기반시설이 월등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급격한 도시화와 고밀도 개발로 인해 도시환경이 피폐해지고, 주차난과 쓰레기난으로 동네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 최고의 인구밀도(17,322/㎢ 2003년 2월 기준)와 차량밀도(4,200대/㎢ 2003년 2월 기준)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에 부평구의 녹지율(약 16% - 농경지와 나대지 포함)과 1인당 공원면적(1.89㎡  2003년 2월 기준)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몇 가지 주요 지표만으로도 우리 부평구의 도시환경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심각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부평구의 개발계획은 계속되고 있어 도시의 지속가능성과는 배치되는 도시재개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속되는 도시개발에 부평의 미래는 있나?

최근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마다 친환경도시를 외치고 있다. 서울시가 청개천 복원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제주도에서도 복개된 산지천을 다시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있다. 우리 구 역시 행정에서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부평의 생명줄이라 할 수 있는 굴포천 생태하천 조성사업, 300만그루 나무심기 사업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우리 구의 도시개발은 한마디로 ‘친환경’ 이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미 조성된 삼산2지구와 준공이 임박해 있는 삼산1지구, 또한 구산지구와 삼산3지구 택지조성 사업 추진으로 우리 구의 인구과밀은 더욱 심해지고 이에 따라 도시환경과 자연환경은 더욱 우려된다. 
특히 삼산지구와 구산지구는 농경지와 나대지가 있는 향후 부평의 도시생태계를 복원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여유의 땅이었다. 아울러 이곳에 자연과 적절한 조화를 이룬 주택시설과 문화시설이 들어선다면 삭막한 부평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유를 줄 공간이었다.
부평의 도시재개발 과정을 살펴보면 도시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올 대단위 택지개발 과정에서 부평의 주인인 구민들은 없었다. 미래의 도시환경을 내다보기보다는 개발업체와 자치단체의 개발이익이 먼저였으며, 교통환경평가 등 형식적인 절차만으로 일을 처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각한 문제는 도시개발의 칼자루를 쥔 이들이 부평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채 칼을 휘두른 데 있다.   

 

도시·자연환경 인식 절실

대단위 택지조성 지구 외에도 최근 들어 도심에 하늘을 찌르는 고층 건물이 우후죽순으로 여기저기 올라가고 있으며, 부평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부평역세권 주변은 온통 네온사인과 모텔로 어지럽다.
이는 도시미관을 저해할 뿐 아니라 차량 배출 가스와 건축물에서 내뿜는 열기로 도시 온도가 점차 높아지는 심각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서쪽으로 철마산과 남쪽으론 만월산, 북쪽으로는 계양산으로 둘러싸인 부평은 늘 대기가 정체된 곳이기 때문에 원래 대기오염과 도시열섬화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이제 부평구의 도시환경과 자연환경에 대한 절박한 인식이 절실할 때다.
현재 수준에서나마 남아 있는 자연을 잘 보전하면서 점차 훼손된 생태를 복원해 나가야 한다.   
최근 우리 구에서는 ‘부평의제21’을 추진하고 있다. 의제21(아젠다21)은 21세기에는 환경과 개발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현 세대가 환경적으로 건전한 삶을 살아야 할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권리 보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지구공동체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놓고 볼 때 부평의제21은 부평 도시개발과 환경보전이라는 두 축을 놓고 부평발전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다. 
행정기관과 지역민, 기업이 협력해 하나의 지향점을 갖고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지역사회 운동의 초석이 된다는 데서 그 의미는 상당히 크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시작이 늦었지만 부평의제21은 부평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나침반이며 기폭제가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치단체는 기업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헌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도시 이미지 쇄신 주민참여 필요·체계적인 행정 지원 필수

많은 사람들이 부평은 주민들의 정주의식이 낮고 정체성이 없다고 말한다. 이는 주민들 스스로 느끼는 부평의 이미지가 부정적이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부평구는 지난해 도시 이미지를 바꾸어 나가는 노력으로 우리 구를 상징하는 캐릭터를 바꿨다. 이전 캐릭터 ‘소슬이’가 부평구만의 특성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어 부평의 첨단화와 풍물의 활기찬 특성을 살린 ‘부디’를 상징 캐릭터로 바꿨다.
그러나 캐릭터 변경 하나로 도시 이미지가 바뀌지는 않는다.
최근 구 의회 임시회에서는 구청 문화관광팀이 풍물대축제 사업 외에 특별히 하는 일이 없고, 특히 문화상품 개발 등을 통해 부평의 이미지를 개발하고 대내외에 홍보하는 일이 없음이 지적된 바 있다.
경기도 오정구에서는 ‘자전거 문화팀’이라는 전국 초유의 이색적인 업무팀을 신설에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는 오정구가 역점추진시책으로 자전거 타기 운동을 추진한 결과 구민들에게 크게 확산되는 성과를 거두면서 좀 더 체계적인 행정지원을 위한 것이다.
오정구는 ‘자전거 문화팀’을 통해 도로에 자전거도로망을 구축하고 새 택지개발지구, 공원 등에 자전거 도로 인프라 확충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심각한 도시교통과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건전한 레포츠를 통한 주민건강증진 도모를 위해 자전거 타기 운동을 체계적으로 행정지원하고 있는 오정구의 도시 이미지 쇄신 노력은 던져주는 교훈이 크다할 수 있다.

다른 도시에 비해 주민수 대비 공무원수가 크게 적지만 부평구는 공무원 850명의 거대한 행정력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부평구민 누구나 부평이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하길 바라고 있다.
이제 지역민과 지역기업, 행정이 지역발전을 위해 다양한 논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그 속에서 부평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함께 실천하는 운동에 나서야 한다. 때문에 그 가능성을 안고 있는 부평의제21 추진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주민들이 자랑할 거리가 많이 생기고 쾌적한 도시환경이 조성될 때 부평구민은 부평을 살기 좋은 곳, 떠나고 싶지 않은 곳으로 말할 것이다. 이제 부평의 자랑거리를 만들고, 살기 좋은 부평으로 가꾸자. 그 장을 행정이 먼저 나서서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