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공간 탐방 ③



1997년 십정동에 자리 잡은 라이브클럽 ‘락 캠프(Rock Camp)’. 락 캠프가 문을 열었던 시기 인천에는 10여개의 라이브클럽이 운영되고 있었지만 운영의 어려움으로 하나둘씩 문을 닫았고 결국은 락 캠프만이 인천에서 유일하게 남아 클럽문화를 지켜가고 있다.

라이브클럽은 지역에서 밴드활동을 하고 있는 음악인들이 주로 활동해왔던 곳인데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락 음악에 대한 관심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라이브클럽과 달리 락 캠프가 아직까지 운영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락 밴드가 맘껏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하려는 클럽문화에 대한 락 캠프 정유천 대표의 애착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유천 대표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에 뒤지지 않을 만큼 대단하다. 70년대 번성했던 락 음악의 유행으로 중학교 때 처음 잡았던 기타의 매력에 빠진 정 대표는 성인이 되어서도 기타를 놓지 않았다. 군대에 복무한 기간 외에는 기타를 놓지 않은 정 대표는 군 제대 후 본격적인 밴드활동을 시작했다. 1986년 ‘음악이 생의 전부는 아니겠지만’이란 노래로 인기를 끌었던 밴드 ‘자유인’의 리더였고, 지금은 ‘내추럴 푸드’라는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밴드 활동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공연공간의 부족이었다”며 “주안에 있었던 옛 시민회관 외에는 공연장소가 없기 때문에 항상 모든 밴드들이 몰려 공연을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고, 이들이 편하게 공연할 수 있는 장소를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는 게 정대표가 말하는 락 캠프의 탄생 배경이다.



이렇게 생겨난 락 캠프는 처음에는 ‘주류를 판매하는 곳에서는 공연을 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영업 허가가 나지 않아 외곽지역으로 쫓겨나다시피 한 안타까운 사연도 간직하고 있다. 정 대표는 “그 당시에는 라이브클럽이 ‘변태영업’이라고 불릴 정도로 밴드 공연에 대한 탄압이 심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80평 규모의 락 캠프는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찾기가 쉽지 않은 도로 안쪽에 위치해 있어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락 캠프마저 문을 닫게 되면 인천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의 공연공간이 사라지기 때문에 락 캠프는 클럽문화를 지키기 위해 어려운 상황이 생겨도 여전히 꿋꿋하게 문을 열고 있다.
락이 한창 사랑받던 때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공연을 진행했던 시기가 있었다.

적게는 3팀에서 많을 때는 5팀까지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고, 사람들의 반응도 좋아 수 백팀의 밴드가 락 캠프에서 공연을 했을 정도로 클럽문화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서서히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고 2002년 즈음부터 공연 횟수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는 토요일에만 인천 락 밴드들의 라이브 공연이 열리고 있다.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30분부터는 락 캠프 무대에서 다양한 밴드들을 만날 수 있다.
좀 더 다른 문화를 접하고 싶거나,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면 토요일 저녁 락 캠프에서 멋진 공연과 함께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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