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연평도 이장단이 지난 4월 27일 뭍에 올라 유정복 인천시장을 면담했다. 연평도의 식수와 생활용수가 턱 없이 부족한데 인천시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다.

연평도의 물 부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소연평도엔 약 80명이 살고 있는데, 그동안 하루에 한 번 1시간이나 30분, 이틀에 한 번 1시간, 3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 1시간만 급수하는 등, 점차 상황이 악화됐다.

2015년부턴 섬 외부에서 생수를 공급받고 있다. 지금은 지하수가 고갈된 상태라, 계곡물을 일주일에 한 번 20~30분 정도 공급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2015년엔 생활용수를 운반선으로 주 2회 공급받았으나, 예산 부족으로 지난해부터 중단됐다. 주민들은 몇 차례 꽃게 운반선에 부탁해 생활용수를 조달하기도 했지만, 비용 때문에 지속할 수 없었다고 한다.

대연평도의 상황도 비슷하다.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하루에 2시간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을 심정적으로 더욱 힘들게 하는 건, 2015년 가뭄 때 주민들의 요구로 생긴 급수차를 관공서가 필요로 한 곳에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옹진군이 주민들을 위해 급수차를 투입하지 않는 이유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란다.

연평도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의 사정도 딱하다. 지난해부터 마을 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마을 상수도 사정이 좋지 않다.

소연평도는 지하수 고갈, 대연평도는 상수도 관로 노후 문제가 심각하다. 대연평도 주민들은 ‘자체 조사해보니 누수율이 40%에 달한다’고 했지만,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조사하지도 않고 있다. 또한 대연평도 주민들은 노후 관로가 훼손되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인천시가 지방상수도가 아닌, 간이상수도라며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마을 상수도와 소규모 급수시설 관리를 이장단에 맡겨놓고 필요한 예산 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상수도사업본부가 직접 관리할 것을 시에 요청했지만, 시는 그러면 관리비용을 주민들이 내야한다고 했고, 주민들은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연평도 이장단은 유 시장과의 면담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즉답 대신 ‘사태 파악 후 대책 마련’을 담당부서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대표와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 노후 관로 교체, 해수담수화 시설 설치, 마을상수도에서 지방상수도로 전환 등을 합의했다. 그러나 진척이 없다.

‘서해 5도는 안보의 최전선이고, 서해 5도에 사는 것만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하면서, 이처럼 수년째 지속되는 물 부족 문제를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참 안타깝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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