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남동구 정원 관리 특이, 종합감사서 살펴봐야”

오는 6월에 시행될 예정인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수험생 9125명 가운데 남동구에 지원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남동구가 신규채용을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동구 직원들은 ‘직원이 부족해 힘들어하고 있는데도 신규 채용이 없어 노동 강도가 세지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인천시 인사위원회는 지난 2월 15일 ‘2017년 인천시 2회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했다. 4월 17일에 지원자 접수를 마감한 결과, 선발 인원 370명에 지원자가 9125명으로 경쟁률 24.7대 1을 나타냈다.

시와 구ㆍ군별로 제출한 신규채용 계획을 살펴보면, 시 81명, 중구 27명, 동구 12명, 남구 39명, 연수 48명, 부평 35명, 계양 26명, 서구 40명, 강화 42명, 옹진 20명으로 총37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6월 17일 필기시험과 7월 17일 면접시험을 거쳐 8월 25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위에서 보듯이 남동구는 신규채용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남동구 인사팀 공무원은 “공무원 정원 대비 현원이 초과돼 신규채용 계획을 시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남동구의 경우, 구가 제출한 ‘공무원 정원 조례’ 개정안이 지난 2월 22일 구의회 총무위원회 심사에서 부결됐다. 당시 총무위원회 소속 최재현 의원은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공무원 결원이 129명이라 업무상 공백이 발생함에도 정규직이 아닌 한시적 계약직을 뽑겠다고 담당부서에서 보고해 개정안을 부결한 것”이라며 “정원 조례 개정안은 증원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남동구는 부결된 개정안을 일부 수정해 다시 제출했고, 이 개정안은 4월 20일 열린 구의회 본회의에서 수정 가결됐다. 남동구는 기존 조례상 정원 총수 949명을 1006명으로 늘리는 개정안을 제출했고, 구의회는 57명을 증원하는 것은 동의하되 5급 1명을 늘리는 것 대신에 6급 이하를 1명 더 늘리는 것으로 수정 가결했다.

남동구 공무원들은 개정안 수정 가결을 환영하면서도 정원에 기존 별도정원으로 관리하던 육아휴직 또는 장기휴가자를 포함한 것을 문제 삼았다. 또한 정규직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의 공무직을 과다 채용하는 것도 지적했다.

지금까지 인천의 군ㆍ구 10개는 지방공무원법 41조 ‘6개월 이상 휴직한 경우에는 휴직일로부터 그 휴직자의 직급ㆍ직위 또는 상당 계급에 해당하는 정원이 따로 있는 것으로 보고 결원을 보충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에 별도정원으로 관리, 정원 총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남동구청장은 육아휴직 또는 장기휴가자를 별도정원으로 분류하지 않고 정규직 1017명에다 기간제 216명, 공무직 272명 등, 정원 총수를 채우고도 넘친다는 이유로 정원관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뿐만 아니라 별도정원 관리는 중앙행정기관에만 적용할 뿐 지방자치단체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앙행정기관은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 24조의 3(육아휴직 결원보충 활성화를 위한 별도정원의 관리)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국가공무원법 43조에 따른 육아휴직과 이에 따른 결원 보충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매해 해당 기관의 통상적인 육아휴직자 수의 범위에서 별도정원을 운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휴직자를 별도정원으로 관리, 공무원 정원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지자체의 대부분도 중앙행정기관에 적용된 조항에 따라 육아휴직자를 별도정원으로 관리하고 있다.

남동구 정원은 949명이고, 휴직자가 125명, 현원이 888명이다. 정원에서 휴직자를 빼면 현원이 824명이어야 하는데, 그보다 64명 많다. 이를 과원이라고 하는데, 개정된 조례상 정원에 얼추 맞게 된다. 그런데 휴직자를 별도정원으로 관리하면, 현원이 정원에 못 미쳐 신규채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남동구는 지난 3년간 기간제나 공무직만 채용했다.

방기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남동구지부장은 “정규직이 담당해야할 업무에 공무직을 채용하더라도 업무 수행에 제약이 있어 정규직이 일을 할 수밖에 없다. 구청장은 공무원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공무원 수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기간제나 공무직을 채용하는데, 그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인천시 감사관실은 지난 4월 초 남동구에 공무직 채용과 공무원 정원ㆍ현원 현황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시 감사관실 담당자는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올해 남동구가 3년마다 한 번씩 하는 정기 감사에 해당해 현황 자료를 요청한 거다. 휴직자를 별도정원으로 관리하지 않고 정원에 포함하거나 공무직이나 계약직을 많이 채용하는 것은 다른 군ㆍ구에 비해 특이한 상황이다. 5월 15일부터 종합감사를 하는데, 자세히 살펴봐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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