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성화고 현장실습, 조기취업 개념 없애야
[사설] 특성화고 현장실습, 조기취업 개념 없애야
  • 인천투데이
  • 승인 2017.04.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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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에서 일하던 특성화고등학교 현장실습생이 업무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한 뒤, <인천투데이>은 인천지역 특성화고교 현장실습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봤다.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현장실습생이 산업체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학교에 도움을 청했는데, 담당 교사가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그는 ‘현장실습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왔는데, 학교에선 업체에 책임을 묻기보단 자신에게 책임을 물어 징벌 성격의 교육을 시켰다’고 했다. 과거에 현장실습을 담당했던 한 교사는 ‘현장실습생에게 12시간 맞교대를 시키는 등, 현장실습생을 부려먹는 것으로 유명한 산업체가 있는데, 학교에선 그 업체로 학생들을 계속 보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현장실습생 자살 사건 이후 교육부는 현장실습 실태를 점검해 그 결과를 올해 초 발표했다. 1차 점검엔 교육부ㆍ중소기업청ㆍ전문가와 근로감독관이 동원됐고, 2차 점검엔 교육청과 학교가 나섰다. 인천에선 실습시간 초과, 성희롱, 입금 미지급, 표준협약서 미작성, 유해ㆍ위험 업무, 욕설 등 부당한 대우 등, 부당행위가 총40건 적발됐다. 적발된 업체는 27곳에 달했다.

하지만 ‘사장의 현장실습생 성추행’과 ‘12시간 맞교대’ 건은 적발되지 않았다. 성추행 피해 학생의 ‘현장실습 중단 사유서’엔 사장의 성희롱 발언이 있었다는 내용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문제, 월차와 연차가 없는 문제 등이 적혀 있었는데도 말이다. 실태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현장실습 과정에서 사건사고는 해마다 발생했고, 그 때마다 교육당국은 정상화 방안이나 개선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현장실습생이 업체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해 담임이나 취업 담당교사에게 상담해도, 돌아오는 건 ‘힘들어도 버텨라’라는 말이 대부분인 실정이다. 이는 어려움에 처한 현장실습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요인이 된다.

또한 교육청에선 현장실습 매뉴얼을 책자로 만들어 학교에 배부했지만, 산업체가 매뉴얼과 맞지 않는 부당한 요구를 해도 거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 학교가 무엇보다 취업률을 중시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교사에 대한 노동인권교육이 필요하지만, 이것 만으로 근본적 대안은 될 수 없다. 현장실습을 조기 취업의 개념으로 보는 인식과 현행 제도를 바꿔야한다. 현장실습 산업체의 요건을 강화하고, 실습기간을 줄이고, 실습과 취업을 분리해 졸업 후 취업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