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구의회 의원 간 성추행, 얼버무릴 일 아니다
[사설] 서구의회 의원 간 성추행, 얼버무릴 일 아니다
  • 인천투데이
  • 승인 2017.04.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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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의회 의원들 간 성추행 의혹 사건이 지역 언론에 보도된 지 열흘이 지났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의원 세 명 가운데, 의장단에 속한 한 의원이 의장단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을 뿐, 더 이상 다른 이야기는 없다. 진상 조사와 처벌, 가해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와 여성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그동안 알려진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서구의회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에 각각 제주도와 울릉도ㆍ독도로 연수를 다녀왔다. 제주도 연수에선 남성 의원 두 명이 술자리에서 한 여성 의원의 신체 일부를 만졌고, 울릉도ㆍ독도 연수에선 다른 한 남성 의원이 버스에서 자고 있던 여성 의원의 신체 일부를 만졌다. 언론에 보도된 성추행 내용은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의원들은 언론에다 ‘기억이 안 난다. 장난이었다’는 식으로 해명했고, 피해자로 지목된 의원들 역시 ‘장난이었다.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장난이든 아니든, 한 의원이 의장단에서 물러나고, 피해 여성 의원들이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한 것을 두고 보면, 성추행이 일어난 게 사실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당사자가 아닌 한 동료 의원은 “제주도 연수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고, 가해 의원들 중 한 명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과해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 뒤, “울릉도ㆍ독도 연수에서도 버스에서 그 일이 발생하고 나서 피해 의원이 매우 화를 냈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하루 이틀 만에 입장을 바꿔 대응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피해 여성으로서 사건을 더 들추어내고 싶지 않은 심정에서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소속 정당 등의 개입과 같은 외압설도 나돌았다.

이번 사건은 서구 주민에게 치욕스러운 일일 수 있다. 기본 자질과 자격이 없는 이들을 대표로 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구지역 시민단체 등은 진상 규명과 처벌, 가해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성추행은 범죄행위다. ‘장난이었다’는 식의 얼버무림은 제2, 제3의 성범죄를 낳는다. 제주도 연수에 이어 울릉도ㆍ독도 연수에서도 성추행이 발생한 것이 바로 그렇다. 피해자들이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해서, 지역주민이 선출한 의원들의 성추행을 그냥 덮고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서구 주민뿐 아니라 인천시민들이 서구의회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