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인천시 하수관리 말뿐인 엉터리”


인천시 남동공단 하수관에서 작업하던 인부 3명이 지난 달 8일 질식사한 사건을 경찰 수사 하는 과정에서 남동공단 내 지하 우수관로에서 독성물질인 청산염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하 우수관로에서의 독극물 검출은 인천의 지하 우수관로로 독극물이 흘러 다닌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생태계 파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인천시 하수관거 정비 임대형 민자사업(BTL)’을 수주하기 위해 컨소시엄 업체들이 불법적으로 하수관 기초조사를 하다가 3명의 노동자가 숨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주)H건설·S엔지니어링·D기술공단 등은 컨소시엄을 구성, 공사비 약 1000억원인 하수관거 정비 사업에 참여키로 하고 남동구, 연수구 일대의 하수관거 기초조사를 실시했다. 기초조사는 S엔지니어링 등 설계업체에서 맡기로 했는데, 설계업체에서 하도급업체에 용역을 맡겨 노동자 3명을 동원해 조사하다 사건이 발생했다.
지하 우수관로는 빗물 등 지상에 고인 물을 빼기 위한 것으로 일반 하수관로와 달리 하수종말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바다나 하천으로 배출될 수 있다. 따라서 독성물질인 청산염이 빗물 등과 섞여 하천이나 바다로 바로 배출되었다면 바다와 하천의 오염으로 인해 생태계 파괴를 불러 인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는 “남동공단 내 오수 및 우수는 처리돼 바다로 배출되고 있지만, 정화 과정에서 독극물질 관련 기준이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독극물이 바로 인천 앞바다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천시가 2004년부터 하천살리기단을 구성해 생태하천 복원 등의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눈에 보이지 않은 곳의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무방비 상태였다”고 인천시의 하수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장금석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최근 악취소동으로 대기환경관리에 구멍이 뚫린 적이 있는데, 이번 청산염 검출사건으로 또 다시 환경문제에 불감증을 드러냈다”며 “안상수 인천시장은 인천시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사망자 3명의 시신 부검 결과를 추가로 통보받는 대로 청산염과의 연관성 여부를 검사할 예정이며, 문제의 청산염을 공단 내 업체들이 불법 배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유출 경로를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한 인부 3명이 밀폐된 공간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어떤 성분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됐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사고현장에서 시료를 채취, 성분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구두로만 통보받았을 뿐이라, 감정서와 시신 부검 결과를 전달받게 되면 정확한 사인을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