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정오 무렵,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동인천중학교 내 인천시학생수영장에서 천장 내부 마감재가 수영장 바닥으로 모두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천만다행으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 발생 직전 학생 28명이 수영장을 이용했고, 이중 중학생 17명은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귀가했지만 초등학생 11명은 탈의실(샤워실)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1985년에 지어진 이 학생수영장은 학교 수영부 학생들의 훈련장소로 쓰이고 있고, 주말에는 방과후 수영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시설이 낡아 지난 2005년에 지붕을 한 차례 교체했고, 지난해 6~8월에는 지붕 내부 마감재를 교체하고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시공업체가 부도 처리돼, 마무리가 덜된 부분 공사는 다른 업체가 마무리했다. 하지만 공사 후에도 천장 내부 마감재를 고정한 나사못 머리들이 빠져 바닥으로 떨어지는 등 하자가 발생해, 올해 1월에도 약 보름간 보수공사를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문제는 전 국민의 최우선 관심사이다. 보수공사를 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천장 마감재가 모두 무너져 내린 걸 어떻게 봐야할까. 시공업체의 부실공사와 시교육청의 관리감독 소홀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권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이유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감식조사를 진행했는데, 결과가 나오려면 2~3주 걸릴 것이라 한다. 경찰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수영장 설계도와 보수공사 과정 등을 확인한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수영장 천장과 동일한 구조의 건축물이 설치된 학교 105곳을 전수 조사하고, 학생 이용시설의 안전교육과 안전관리시스템을 다시 점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관계당국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더 이상 그때뿐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 아울러, 머지않아 언 땅이 녹는 봄이다. 낡은 건물이나 축대 등이 무너져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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