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력 향상 기대 ↔ 사교육 자유도시 변질 우려


인천시와 시교육청은 지난달 27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전국 최초로 학생·시민·공무원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어가 자유로운 도시 인천(Incheon Free English Zone)’을 선포했다.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글로벌 마인드 조성을 위해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겠다는 취지이다.

이날 안상수 인천시장은 선언사를 통해 “국제적 명품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숙한 영어환경이 필요하다”며 “선포식을 계기로 학생과 시민사회단체, 공무원 등 모두가 영어에 대한 인식 전환점이 돼 영어배우기 열풍이 시 전역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인천시의 영어자유도시 선포에 대해 지역의 영어교육력 향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만, ‘영어 사교육 자유도시’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서아무개(38·갈산2동)씨는 “자녀의 영어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부평구에도 영어마을이 들어서는 계기가 돼서 사교육비 절감에도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교조 인천지부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스트레스로 언어가 외국인을 사귀는 즐거운 도구라는 체험과 인식을 얻기도 전에 스스로 ‘영포(영어포기)’를 선언하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며 “영어자유도시를 선포하는 것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는 없으며, 오히려 영어 조기 사교육을 조장하는 ‘영어 사교육 자유도시’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시는 영어자유도시 꿈에 앞서 소외된 시민들과 그 자녀들을 위해 공교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인천을 문화, 역사, 생태적인 매력이 풍기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시의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영어자유도시 완성을 목표로 영어 환경조성, 공교육 영어 혁신, 시민 영어역량 및 공공부문 등 총 4개 분야 20부문 63개 사업에 2014년까지 총 2천여 억 원을 연차적으로 투입하고, 우선 영어자유도시를 전담 추진할 (가칭)인천광역시 국제교육원을 내년 초까지 설립한다.
구체적으로는 영어사용 환경조성을 위해 우선 영어 상용화 시범지구 및 영어 테마거리 조성, 영어카페 및 영어라운지(Talk House)를 운영하고, 경제자유구역 내에 영어 언론매체를 설립하며, 영어 페스티벌과 학생영어 페어 등을 수시로 개최해 영어 붐(Boom)을 조성한다.

또한 공교육 영어교육 혁신을 위해 우수 교원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 2014년까지 2,040명의 우수 영어교사를 신규로 충원할 예정이며, 기존 영어교사는 직무연수 이수학점제 의무화와 해외연수의 기회를 크게 확대해 영어 역량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영어에 보다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영어전용교실을 확대 조성하고 폐교 등을 활용한 영어체험학습센터를 설치 운영하며, 원어민보조교사를 2010년까지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 배치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시민의 영어 역량과 공공부문 영어 혁신을 위해 2008년부터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2014년까지 영어도시 조성 범 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해 시민·사회단체·기업·공무원 등을 한데 묶어 상호 정보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희망하는 일반가정에 외국인 홈스테이, 홈비지트 주선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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