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大寒)인 1월 20일 새벽, 올해 들어 인천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인천에 8cm가 내렸다고 알렸다. 출근길 교통이 혼잡했고, 인천국제공항엔 오전 11시 기준 항공기 출발 117편, 도착 35편이 지연됐다. 눈이 많이 오면 불편하고 성가시기 마련이다. 한편으론 도시생활에선 느끼기 어렵지만, 한해 농사를 생각하면 가뭄 속에 눈은 단비처럼 반가운 존재이기도 하다.

지난 19일 저녁 무렵, 부평구의회에서 눈길을 끄는 간담회가 열렸다. 부평의 도시농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도시농업을 하고 있거나 관심이 많은 주민 20명이 참석해 부평구의 도시농업 현황을 듣고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도시농업은 도시의 유휴지나 자투리땅, 공원의 일부 부지, 옥상을 텃밭으로 만들어 경작하거나 상자텃밭에서 작물을 길러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다. 도시에서 농사를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녹색공간을 확충해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도시농업의 순기능과 중요성을 인지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농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에 나서고 있다. 인천에선 부평구가 앞서가는 편이다. 2011년 전국 최초로 십정녹지 일부 공간에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해 운영했고, 그해 갈산근린공원을 조성할 때 일부 공간을 농사체험장과 텃밭으로 만들어 운영했다.

기후변화체험관엔 옥상텃밭을 만들어 운영했다. 그리고 2015년 11월엔 도시농업을 육성하고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조례에 따른 육성ㆍ지원 계획 수립과 도시농업위원회 구성ㆍ운영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새해 조직개편 때 도시농업 전담 부서를 둔다고 하니, 좀 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인천시 차원의 도시농업 육성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는 사이 다른 지자체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도시농업 정책을 펴고 있다. 부천시의 여월도시농업공원, 서울시 강동구의 도시농업공원, 순천시의 신대도시농업 공원, 수원시의 당수동 도시농업공원 등은 대표적 사례다. 특히 수원시가 당수동에 복합도시공원을 조성하면서 대규모 공간을 시민텃밭과 교육텃밭 등으로 만드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반환 예정인 부평미군기지 일부 토지를 도시농업공원으로 만들자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부평미군기지가 정확히 언제 반환될지 모르고, 토양오염을 조사하고 정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우선 최근 토양오염 정화작업을 마친 부평공원의 일부 공간을 텃밭으로 조성하는 걸 부평구가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다른 정책도 마찬가지지만 성공하고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와 시민참여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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