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는 키우고 중량은 줄여 ‘준중형과 중형 사이’ 공략

▲ 한국지엠 새 크루즈는 동급 준중형 세단 보다 크기를 키우는 대신 무게를 대폭 낮췄다. 또 포스코에서 생산한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무게를 낮춰 연비를 확보하는 동시에, 안전성을 높였다. 그리고 말리부에 적용한 쉐보레 패밀리룩을 승계했다. 제임스 킴(사진 오른쪽) 사장은 17일 신차 발표회 때 올 뉴 크루즈가 준중형 세단의 새 기준이라면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제공 한국지엠>

몸집 키우고, 무게 줄이고, 연비 올리고

한국지엠이 9년 만에 쉐보레(Chevrolet) 크루즈 새 모델을 출시하고 17일 판매를 시작했다. 쉐보레 크루즈는 2008년 첫 출시된 이후 세계 115개국에서 400만대 이상 팔린 준중형 세단으로, 한국지엠은 모든 것을 교체한 ‘올 뉴 크루즈’를 출시했다.

‘올 뉴 크루즈’의 가장 큰 특징은 ‘말리부’의 성공 요인과 성능을 승계했다는 점이다. 야구로 치면 말리부의 성공을 이어갈 중간계투에 가깝다.

‘올 뉴 크루즈’ 또한 중형 세단 ‘말리부’처럼 동급 준중형 세단보다 차체를 키우고 중량을 대폭 줄였다. 포스코에서 생산한 초고장력ㆍ고장력 강판을 사용, 무게를 줄여 연비를 확보하는 동시에 안전성을 높였다.

이는 지난해 ‘말리부’의 몸집을 키우되 무게를 줄이는 방식으로 중형(=소나타급)과 대형(=그랜저급) 세단 시장을 파고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올 뉴 크루즈’는 유럽의 오펠(Opel)이 주도한 차세대 준중형 아키텍처에 기반 해 탄생했다. 기존 모델보다 휠베이스가 15mm 커졌고, 전장(=차량 길이)이 25mm 늘어 뒷좌석 레그룸이 22mm 확장됐다. 이로써 중형차에 버금가는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반면 전고(=차량 높이)는 기존 모델보다 10mm 줄여 안정감을 줬다.

아울러 연비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크기를 키우면서도 중량을 기본모델보다 최대 110kg 줄였다. 여기다 ‘말리부’ 등에 적용한 초고장력ㆍ고장력 강판을 확대 적용해 차체의 강성을 총27% 증가시켰다.

한국지엠은 ‘올 뉴 크루즈’에 대해 “차급을 뛰어넘는 차체 크기를 바탕으로 대폭 확장한 실내공간을 갖췄으며, 고강도 경량 몸체 프레임에 제너럴모터스(이하 GM)의 최신 가솔린 터보엔진 장착으로 역동적인 주행을 선사하며, 나아가 첨단 안전시스템까지 탑재했다”고 자평했다.

제임스 김(James Kim) 한국지엠 사장은 “신형 크루즈는 시선을 끄는 감각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과 섀시, 안전시스템 등 모든 부분에서 타협하지 않는 변화를 이뤄냄으로써 국내 준중형차 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프리미엄 세단이 될 것”이라며 “중형 세단 이상의 제품 가치로 세그먼트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차급 올린 성능에 ‘말리부 성공 디자인’ 적용

▲ 한국지엠 새 크루즈는 동급 준중형 세단 보다 크기를 키우는 대신 무게를 대폭 낮췄다. 또 포스코에서 생산한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무게를 낮춰 연비를 확보하는 동시에, 안전성을 높였다. 그리고 말리부에 적용한 쉐보레 패밀리룩을 승계했다.

한국지엠은 ‘올 뉴 크루즈’에 ‘말리부’를 떠올리게 하는 세련된 패밀리룩을 적용했다. ‘말리부’가 차량 구매의 3대 요소인 디자인ㆍ성능ㆍ가격 면에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차체를 키우고 중량을 줄였으니, ‘말리부’에서 성공한 디자인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새 크루즈는 동급 중 최고 차체 길이(4665mm)를 자랑하는데, 전고를 기존 모델보다 10mm 낮게 설계해 안정적이면서도 날렵한 비례감을 연출했다. 동시에 ‘말리부’에 적용한 스포츠 세단 스타일의 라인을 적용해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했다.

‘올 뉴 크루즈’의 강렬한 외관 디자인은 유체역학 설계에 기반 한 것으로, 공기저항계수 0.28Cd(coefficient of drag) 계측 결과를 바탕으로 설계했다. 이로써 중량 110kg 감소에 공기저항 감소 디자인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를 달성했다.

역학적인 디자인 설계 외에도 쉐보레 패밀리룩을 상징하는 강렬한 듀얼 포트 그릴 디자인과 입체적인 캐릭터 라인 등은 매혹적인 인상을 풍긴다.

이밖에도 확장된 실내공간과 첨단 테크놀로지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설치한 듀얼 콕핏(Dual Cockpit)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음향ㆍ에어컨 등 각종 조작 장치)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승차감을 높였다.

특히, 센터스택 분리형으로 설계한 센터페시아 하단은 운전석과 동반석에 한층 여유로운 무릎 공간을 제공하며, 동급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2열 레그룸과 낮게 설계된 2열 센터 터널은 탑승공간의 편의성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급 최고 연비에 ‘말리부급 강판’으로 안전 꾀해

한국지엠은 ‘올 뉴 크루즈’에 GM이 다운사이징(downsizing, 소형화)해 개발한 4기통 1.4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장착했다. 이 터보엔진은 최대 출력 153마력과 최대 토크 4.5kg.m로 동급 차종 최고 연비와 출력을 자랑한다. 한국지엠이 밝힌 복합연비는 13.5km/l다.

한국지엠은 또,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장책해 고효율 구동력 전달과 부드러운 변속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말리부’에 적용한 안전 강화 강판은 새 크루즈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차체의 74.6%에 이르는 광범위한 범위에 포스코의 초고장력ㆍ고장력 강판을 사용했고, 강도뿐만 아니라 성형에도 유리한 첨단 소부경화강(PHS: Press Hardened Steel) 적용 비율을 21%까지 확대해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변형을 최소화했다.

이는 ‘말리부’ 차체의 73%를 포스코의 동일한 강판을 사용해 제작함으로써 차량 전반에 안전성을 꾀한 것과 같은 연장선에 있다.

‘올 뉴 크루즈’는 아울러 전체 트림에 기본으로 에어백 6개를 적용, 360도 전 방위에서 외부 충격으로부터 운전자와 탑승객을 보호하게 했다. 특히, 동급 최초로 차선이탈 경고 장치와 차선유지 보조시스템을 적용해 졸음운전 등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차선이탈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게 했다.

아울러 사각지대 경고시스템(SBSA: Side Blind Spot Alert)과 전방충돌 경고시스템(FCA: Front Collision Alert), 자동주차 보조시스템(APA: Advanced Parking Assist), 전 좌석 안전벨트 경고시스템, 급제동 경고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등의 중형차급 이상의 사양을 적용함으로써 안전을 꾀했다.

스마트 테크놀로지 구현

▲ 새 크루즈는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통해 전화 통화와 문자전송, 음악감상은 물론, 대화형 클라우드 서비스인 ‘시리’ 음성명령(Siri Eyes Free) 기능까지 지원한다.

새 크루즈는 그동안 발전한 스마트기술을 탑재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시스템은 기본이고, 다양한 정보통신기기를 충전할 수 있게 USB포트(2.1A)를 제공하며, 앞좌석 3단 열선 시트와 열선 내장 스티어링휠을 장착했다.

또, 8인치 고해상도 풀 컬러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쉐보레 마이링크(My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전용 스마트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며,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로 전화 통화와 문자전송, 음악 감상은 물론, 대화형 클라우드 서비스인 ‘시리’ 음성명령(Siri Eyes Free) 기능까지 지원한다.

내수시장 확대와 고용불안 해소 ‘중간계투’ 기대

지난해 타결된 한국지엠 노사 임금ㆍ단체협약 협상의 핵심사항 중 하나는 회사 미래 발전 전망 제시였다. 회사가 고용안정을 위해 신차 개발과 출시 등, 발전 전망을 제시해야한다는 거였다.

쉐보레 유럽 철수와 내수시장 점유율 제자리, 신차 개발 지연 등으로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생산물량이 감소할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렸다. 이에 노동조합은 부평1공장과 군산공장을 비롯한 한국지엠의 미래 발전 전망 제시를 사측에 요구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군산공장의 요구가 컸다. 부평공장은 그나마 ‘말리부’의 성공에 힘입어 고용불안 요소가 줄었지만, 군산공장의 경우 생산물량 감소로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축소할 정도로 고용불안이 심해졌다.

군산공장은 ‘올란도’와 ‘크루즈’를 생산하는 곳이다. 1교대 근무로 고용안정이 후퇴한 상황에서 ‘올란도’ 후속모델 계획조차 뚜렷하지 않아, 군산공장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더욱 심화됐다. 하지만 사측은 군산공장의 구체적 발전 전망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한국지엠 노사는 군산공장 정상화와 관련해 미래발전위원회 산하에 군산공장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실현가능한 물량확보 대책을 2017년 상반기까지 모색하기로 했다. 우선 새 크루즈를 군산공장에서 생산한다. 장기적인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서 ‘올 뉴 크루즈’는 회사 입장에선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말리부’의 성공을 이어가야하는 중간계투이고, 노동자 입장에선 고용불안이 더 심화되기 전에 꼭 성공해야하는 중간계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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