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유명한 극단이 되는 게 꿈

사랑극단 ‘꼬마세상’


▲ 통일극 ‘잊혀지는 소원’ 리허설 뒤 기념 촬영한 사랑극단 ‘꼬마사랑’ 단원들


“자 ~ 어린이 여러분 여기보세요. 김치~ ”
지난 24일 서구 신현동에 소재한 사랑극단 ‘꼬마세상’(대표 김일준) 소극장에서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찾은 가운데 가족뮤지컬 ‘말괄량이 삐삐’가 무대에 올랐다. 가족의 소중함을 담은 가족뮤지컬 ‘말괄량이 삐삐’가 끝나자 부모들은 미리 준비해온 카메라로 배우와 아이들의 기념사진을 찍어주기에 바쁘다. 공연장이 조금은 더웠는지 땀을 흘려가며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사진촬영 모습은 매우 즐거워 보였다. 카메라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부모와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기념사진을 찍는데, 이는 극단에서 기념사진을 카페에 올려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사랑극단 ‘꼬마세상’은 어린이 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으로 지난 1997년에 창단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며 어렸을 때부터 공연을 접해야 어른이 돼서도 공연 관람의 즐거움을 알 수 있고, 공연으로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극단을 창단했다고 김일준 대표는 꼬마세상 탄생배경을 설명했다.
전직 공무원이던 김 대표가 지난 1995년 서구문화회관에서 기획공연 담당자로 2년간 일했던 경험이 현재 꼬마세상을 있게 만들었다. 김 대표는 기획공연 담당자로 일하면서 공연에 대한 공부는 물론이고 연극, 음악, 춤 등 여러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을 접하면서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스스로 어린이 공연을 준비하고픈 마음에 이 일을시작했다.

10년째 접어드는 꼬마세상은 회원 수가 약 2천명이 될 정도로 인천시민들에게 잘 알려진 극단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치카치카 구강교육 뮤지컬’은 재미뿐 아니라 교육 내용의 전문성도 튼튼해 타 지방에서 극단을 초청할 수 있는지 문의가 올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인천 최고의 어린이 공연 전문극단 꼬마세상도 참으로 힘들었던 시절이 많았다고 한다.

모두가 어려웠던 1997년 IMF시절에 가진 것 하나 없이 오로지 아이들에게 공연을 접하게 함으로써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픈 마음과, ‘이게 정말 될까?’ 하는 수없이 많은 갈등 속에 주위에 뜻있는 5명의 배우가 모여 극단을 창단했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작품의 시나리오는 완성했지만 공연을 준비할 수 있는 연습장소가 마땅치 않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연습을 했고, 밥마저 제대로 챙겨먹지 못해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힘든 과정에서 열과 성으로 작품을 준비해 완성했지만 더 큰 어려움이 닥쳐왔다. 꼬마세상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문제가 남았던 것.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를 섭외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작품을 홍보하는 일 등 하나하나 발품을 팔아 작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단원들이 직접 거리에 포스터를 붙이는 작업을 하는데 추운 날씨로 인해 청테이프가 제대로 붙지 않아서 애를 먹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김 대표는 엷은 미소를 띄었다.

이렇듯 어려운 환경에서 공연을 진행했지만 힘들게 번 관람료도 만져보지 못하고 다음 작품 준비를 위해 재투자했다. 단원들은 한 푼도 벌지 못하는 백수(?)생활을 했지만 모두가 좋아서 시작했기 때문에 웃음을 잃지 않으며 힘을 모아 공연을 해나갔기에 꼬마세상을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게 만들었다.
2002년에는 온라인 카페를 개설, 인터넷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에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함과 더불어 꿈에 그리던 사무실과 소극장을 갖게 되었다.

현재 꼬마세상은 ‘피노키오’, ‘말괄량이 삐삐’, ‘칫솔맨과 충치맨’ 등 재미는 물론 교훈이 담긴 어린이 공연을 인천 곳곳을 누비며 진행하고 있다. 27일과 28일에는 서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이산가족의 아픔의 내용을 담은 통일극 ‘잊혀지는 소원’을 진행한다.
10년 동안 어린이 공연을 전문으로 했던 꼬마세상은 올해와 내년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연을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이 대부분 영화로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현실에서 뮤지컬이나 연극 등의 공연문화는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통일극 외에도 금연, 금주의 내용을 담은 뮤지컬과 비만에 대한 뮤지컬 등 교훈이 담긴 재미있는 공연을 구상중이다. 이밖에도 노인들을 위한 공연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노인들도 문화생활을 쉽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공연을 통해 심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이름을 알리는 시간이었다면, 2008년은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의 한해가 될 것이라고 김 대표는 전한다. 이에 내년에는 성인들을 위한 대형작품을 준비해 전국투어를 할 생각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극단이 되기를 꿈꾸는 꼬마세상.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도 틈틈이 진행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꾸준히 간직하며 더욱 성장하는 극단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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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공연을 볼 때 주의할 점

아이들과 공연장을 찾는 부모는 보통 공연을 같이 보지 않고 아이 혼자 보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린이 공연이라 굳이 입장료를 내고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이와 공연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아이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공연에 대한 내용을 함께 나누어야 아이에게 더욱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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