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조선인학교 다룬 다큐멘터리 <우리학교> 인천상영회 열려


해방 직후 재일조선인 1세들은 우리말과 글을 몰랐던 자녀들이 조국으로 돌아와 불편이 없도록 가장 먼저 학교를 세웠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는 80여개의 ‘조선학교’가 남아 있다. 대부분 고향이 남쪽인 재일조선인이  3, 4살까지 이어지는 동안 한반도 남쪽의 사람들에게 ‘조선학교’는 잊혀진 존재였다.
-영화 <우리학교> 프롤로그 자막 중에서

재일 조선인학교 학생들의 일상을 담은 잔잔한 다큐멘터리 <우리학교>가 인천에서 관객을 만난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상임대표 신현수)는 오는 14일 오후 8시 십정동에 위치한 소극장 ‘소풍’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영화 <우리학교>를 상영한다.


<우리학교>는 일본 홋카이도에서 모두에게 ‘우리학교’라고 불리는 재일 조선학교인 ‘홋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의 이야기다. 한국으로 치면 초·중·고등학교 전체가 하나의 교육과정인 조선학교 12년의 학창시절을 최고학년인 고3 아이들의 1년을 통해 들여다본다.



배운다는 것, 가르친다는 것

홋카이도 조선학교는 입시경쟁이 없다. 일본이 조선학교를 정식 교육기관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를 졸업하더라도 일본대학에 갈 수 없어 따로 자격시험을 봐야 한다.
그래서일까. 조선학교의 학교생활은 자유롭다. 교사도 성적으로 학생들을 판단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성격과 그들 간의 관계다.

학생들은 경쟁이 없어도 열심히 공부한다. 공부뿐 아니라 자기들 스스로 한국말 100% 쓰기, 지각 안하기, 책 읽기 등 다른 학급과 경쟁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것이 자기 개인만을 위해 하는 경우는 없다. 학교를 위해, 선생님들을 위해, 부모님을 비롯한 동포사회를 위해서 한다.
학생들은 의견을 나누고 뜻을 모아 행동하며 자라고, 교사는 마치 부모처럼 아이들을 돌보며 가족 이상의 관계를 맺는다. 입시경쟁에 떠밀려 더 이상 배움과 가르침을 찾기 어려운 한국의 학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산다는 것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학교는 일종의 해방구다. 자신의 이름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자신의 조국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학교다.
학교 밖 일본은 그들에게 차갑기만 하다. 요즘처럼 북핵문제가 언론에 오르내릴 때면 재일 조선인들은 테러 위협에 시달린다. 그런 아이들이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조국 땅의 통일을 노래한다. 조선학교 아이들은 분단의 상징이다.
하기에 조선학교 아이들은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우리역사를 배우기 위해 더더욱 노력한다. 그것이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고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학교>에는 한국 관객에겐 낯설기만 한 재일 조선학교의 일상을 통해 교육의 참뜻과 분단의 아픔을 느끼고,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는 기쁨이 있다. 따뜻한 감동과 인간애를 느끼고 싶은 요즘, <우리학교>에 한번 찾아가 보면 어떨까?
문의·442-8017
홈페이지 www.people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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