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루원시티 개발 사업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달 안에 단지조성공사(=기반공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다음 달엔 착공할 계획이라고 지난 9일 밝혔다. 서구 가정오거리 일원 93만 3000㎡가 도시개발사업구역으로 지정된 지 10년 만에 첫 삽을 뜨는 것이다.

시는 루원시티 개발에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인천시교육청ㆍ인천보건환경연구원ㆍ인천시종합건설본부ㆍ인천발전연구원ㆍ인천시인재개발원 등을 루원시티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교육행정연구타운을 조성해 주거와 상업, 행정이 어우러지는 복합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또, 인천도시철도2호선 가정역과 연계해 썬큰광장(상부가 트인 지하광장)과 문화공원, 보행데크 등을 조성하고, 중심상업지역에 앵커시설 즉, 민간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상업시설을 유치해 루원시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인천도시철도2호선 개통으로 가정역이 루원시티에 들어섰고, 교육행정연구타운이 들어서면 루원시티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단지조성공사는 토지이용계획과 지구단위계획에 맞춰 개발대상지에 도로ㆍ전기ㆍ가스ㆍ수도 등의 기반시설을 갖추는 공사다. 이 공사를 2018년까지 마무리하는 동안, 토지를 매각할 계획이다.

그러나 루원시티 개발 사업이 구상과 계획대로 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시는 오래 전에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이 도시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시행하기로 협약서를 작성했는데, 이 협약서를 해석하는 데도 서로 입장 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단지 조성원가가 높아 민간투자가 원만하게 이뤄질지 알 수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토지보상과 지장물 철거에 쓴 돈은 약 1조 6000억원이라고 한다. 여기다 개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토지보상 등을 위해 빌린 자금에서 발생한 금융이자가 하루에 2억 4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조성원가는 3.3㎡당 2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단새빛도시 조성원가 605만원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민간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교육행정연구타운 입주 예정부지만 확정돼있을 뿐, 시교육청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이전 부지 마련 방식과 건축비용 등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 시교육청이 루원시티로 이전을 동의한 것도 아니다. 시가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인상이 강하다.

서구지역 발전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이자만 놓고 보더라고 루워시티 개발은 급한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 사업인 만큼 향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난관을 면밀히 전망하고 대책을 세우는 일을 우선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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