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빌리 앤터니 브라운 글·그림 | 비룡소 출판사


<겁쟁이 빌리>는 중앙아메리카의 과테말라 인디언에게 전해 내려오는 ‘걱정인형’을 소재로, 어린이들이 갖고 있는 불안한 심리와 상상력, 사물에 대한 배려 등을 깜찍하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빌리는 걱정이 많은 아이. 특히 침대에 누워 잠을 잘 때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신발이 걸어서 도망갈까 걱정이고 큰 새가 날아서 자신을 잡아갈까 걱정이다. 빌리는 자신이 잠든 시간에 일어날 일이 너무 걱정이 된다. 마치 우리가 어릴 적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내가 잠을 자는 동안 ‘엄마는 어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영화에서 본 악당들이 우리 집에 쳐들어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돼 졸려서 눈을 비비면서도 잠을 자지 않으려고 노력하곤 했다. 특히 자는 동안 낮에 가지고 놀던 인형들이 모두 일어나 춤을 추고 놀다가 제자리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혹시 다른 곳에서 놀다가 돌아오지 않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기도 했다. 비나 눈이 많이 오는 날에도 빌리처럼 물에 잠겨 집이 떠내려가지는 않을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집이 파묻혀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으로 조마조마 하다가 비가 그치고 눈이 그치면 겨우 안심하고 잠에 들기도 했다.

그러나 빌리에게는 빌리의 걱정을 알아주는 할머니가 있다. 어느 날 할머니집에서 잠을 자게 된 빌리는 더 걱정이 많아진다.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할머니에게 도움을 청하러 가는 빌리. 할머니는 웃으면서 참 재미있는 상상이라고 토닥여준다. 빌리만 했을 때 빌리처럼 걱정이 많았다는 할머니가 빌리에게 준 것은 다름 아닌 ‘걱정인형’이다.

 걱정인형에게 빌리의 걱정을 한 가지씩 이야기하고 적어 베개 밑에 넣어두면 빌리가 자는 동안 그 인형들이 빌리 대신 걱정을 해주는 것이다. 그날 이후 빌리는 편하게 잠을 잔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빌리는 또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편하게 자는 동안 빌리의 걱정을 들은 걱정인형들은 걱정이 너무 많아 잠을 자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공평하다고 생각한 빌리가 생각한 방법은 걱정인형을 위한 ‘또 다른 걱정인형’을 만들어주는 것. 이제 걱정인형들은 자기의 걱정인형에게 그날의 걱정을 털어놓고 잠을 잘 잘 수 있었고 점차 인형의 숫자가 늘어갔지만 빌리는 이제 편안히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겁쟁이 빌리>의 그림은 빌리의 심리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빌리가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장면에서는 흑백을 중심으로 표현했으며, 이와 대비된 바탕은 원색을 사용했다. 또 걱정인형을 받은 후로는 화사한 색을 이용해 빌리의 가분을 표현하고 있다. 

그림책이기는 하지만 새 학기를 맞이하는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읽는 것도 좋겠다. 각 그림에 나와 있는 빌리의 표정과 변화를 함께 잘 살펴보고, 아이들이 걱정인형에게 전하고 싶은 자기만의 걱정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아이를 위해 책을 폈다면, 이번에는 부모 본인을 위해 책을 다시 펴보자. 아이에 대한 부모 자신의 걱정은 과연 무엇인지, 그러한 걱정이 아이와의 소통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 지 스스로 자신만의 걱정인형에게 반문해보자.



나만의 걱정인형을 만들자
아이와 함께 자신만의 걱정인형을 만들어보자. 원래 걱정인형은 나무 조각과 천 조각 등으로 만들지만 이번에는 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간단하게 만들어보도록 한다.


1. 일회용 숟가락과 색연필, 색종이, 접착제 등 집에 있는 재료들을 준비한다.
2. 인형 옷을 입히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색상과 재료로 간단한 옷 모양을 만든다.
3. 만든 옷 모양을 접착제를 이용해 일회용 숟가락에 붙인다.
4. 머리 등을 정리한 후 눈, 코, 입을 그리면 걱정인형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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