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열악한 택시노동현실이 분신으로 몰아”


지난 1월 23일 노조 사무실 앞에서 분신해 숨진 택시노동자 전응재(43)씨의 장례식이 사망 9일 만인 1일 오전 10시 인천시청 앞 광장에서 민주택시노동자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병원을 출발한 고인의 유해는 10년간 몸담았던 우창기업을 들렀으며, 오전 10시부터 인천시청 앞에서 노제와 함께 열사정신 계승과 택시노동자 생존권 쟁취를 위한 민주택시노동자장으로 영결식이 진행됐다.

영결식에는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본부 소속 조합원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400여명이 참가해 전씨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전씨의 시신은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 안치됐다. 
이날 영결식에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구수영 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이 참혹하고 험난한 택시노동판에서 하루하루 살기가 힘들고 괴로워도 묵묵히 일하고 당당히 투쟁하며, 그래도 희망의 불씨를 살려보자고 몸부림치는 우리들을 놔두고, 함께 일하던 동료들을 어찌하라고 이렇게 허망하게 가신단 말입니까”라며 안타까워했다.

구 위원장은 또한 “총파업으로 쟁취한 월급제를 택시자본이 정액제와 도급제로 바꾸려고 온갖 탄압을 일삼으며 우리를 이간질하고 분열시킬 때 뭉쳐야 이긴다고, 그래야 월급제를 지킬 수 있다며 걱정하던 전응재 동지를 이렇게는 보낼 수 없다”며 “동지의 죽음이 욕되지 않고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투쟁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영결식에 참석한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도 “착하게 열심히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알았던 열사는 택시노동자의 어려움과 고통을 분신을 통해 온 몸으로 보여줬다”며 “전응재 열사의 삶은 우리의 무거운 짐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장례대책위는 이날 “열사는 분신 당일까지 수년 동안 지속된 택시자본의 월급제 파괴책동과 노동탄압으로 부당 해고된 동료들을 보며 분노했고,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가슴아파했다”며 “열사의 고민과 분노는 결국 12시간 맞교대에 최저임금조차 적용 받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택시노동조건, 사업주의 노동탄압과 분열책동, 도급제와 1인1차제 등 불법경영으로 월급제를 파괴하려는 사업주의 획책들이 난무하는 택시노동현실이 고 전응재 열사를 극단적 선택인 분신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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