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세계 공항서비스평가에서 11년 연속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의 노동이 배어있다. 그중에서도 공항 관리와 운영을 직접 책임지고 있는 비정규직 6000여명의 노동이 있다.

공항 운영 종사자는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과 하청업체에 고용된 비정규직으로 구성돼있다. 공항공사는 공항 경비ㆍ보안ㆍ소방ㆍ시설유지ㆍ탑승교ㆍ청소ㆍ교통ㆍ토목ㆍ전기 등, 공항 운영에 필요한 전 분야를 46개 사업으로 쪼개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고, 각 하청업체는 비정규직을 고용해 맡은 일을 수행한다.

그런데 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한 편이다. 공항공사 정규직과 차별도 심하다. 환경미화 분야의 경우 공항 이용객이 두 배가량 늘었으나 2008년 이후 인력이 전혀 늘지 않았고, 보안경비 분야는 1년을 일하나 15년을 일하나 임금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하청업체 46개 중 31개에서 최저임금 위반에 해당하는 근로계약을 맺었고, 임금에 물가인상분을 적용하지 않았단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는 ‘이러한 사례들은 공항공사가 부채절감계획을 실행하다 생긴 일’이라고 지적한다. 공항공사는 공항 3단계 건설로 인해 일시적으로 생기는 빚을 갚겠다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부채 8038억원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부채감축계획을 세웠는데,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인건비와 복지비도 줄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항공사의 부채감축계획이 ‘잘못된 예측에 근거해 수립됐다’는 연구ㆍ분석 결과가 나왔다. 공항공사의 경영 현황과 부채감축계획을 분석한 노동자운동연구소는 ‘공항공사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부채 8038억원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부채감축계획을 세웠는데, 2015년 말 기준 부채 1조 197억원이 줄어든 상황으로 부채감축계획 목표를 2년 만에 초과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이어서 ‘공항공사가 매출액ㆍ당기순이익ㆍ부채 등, 주요 경영지표를 잘못 예측해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한 것도 모자라 부채절감이 필요 없는 현재까지도 부채절감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근거가 미약한 부채감축계획으로 하청업체 노동자들만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지난해 공항공사의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건비가, 하청업체가 공항공사로부터 받는 금액의 71%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나머지 29%에 해당하는 금액 774억원은 용역업체들한테 돌아갔다는 뜻이다.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공항서비스는 물론 보안과 경비, 등 여객 안전과 직결된다. 부채감축계획 실행을 중단하고, 비용 낭비의 주요 원인인 ‘원청-하청’구조를 뜯어고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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