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임단협 잠정합의안 도출
이달 8~9일 조합원 찬반 총투표

노사, 월급제 관련 ‘2018년 6월 제시’로 합의

한국지엠 노사가 6일 진행한 ‘2016년 임금ㆍ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노사는 이날 열린 30차 교섭에서 ▲기본급 8만원 인상 ▲격려금 650만원(타결 즉시 지급) ▲성과급 450만원(2016년 말 지급) 등, 임금 인상과 미래발전전망을 일부 담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냈다.

한국지엠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 미래 지속가능성을 위한 경쟁력 확보를 고려하고, 동시에 조속한 협상 타결로 시장 내 소비자 신뢰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고, 잠정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4월 26일 1차 교섭을 시작한 이후, 잠정합의안 도출까지 교섭을 30차례 진행했다. 교섭 기간이 134일에 달했다.

노사가 잠정합의안 도출에 난항을 겪은 것은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ㆍ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아니라,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고남권ㆍ이하 노조)가 요구한 월급제 도입에 대한 입장차 때문이었다. 월급제가 교섭의 핵심 사항이었던 것이다.

노조는 현재 ‘전반조 8시간, 후반조 9시간’인 주간 연속 2교대를, ‘전ㆍ후반조 8시간’으로 동일하게 하고, 월급제로 전환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는 경영상 이유로 휴업 시 발생하는 임금 감소에서 비롯했다. 한국지엠은 생산물량이 감소할 경우 휴업을 실시하고, 이때 고용보험으로 급여의 70%를 지급하고 있다. 월급제로 전환할 경우 휴업을 하더라도 급여를 100%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는 말이 월급이지, 실제로는 몇 시간 일하느냐에 따라 급여를 받는 시급제다. 기본급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잔업과 특근을 해야 일정한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생산물량에 따라 들쑥날쑥 한다”고 한 뒤 “그래서 대안으로 완전 월급제가 부각했고, 현대와 기아차에서 부분적인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전반조 8시간, 후반조 9시간’인 주간연속 2교대를, ‘전ㆍ후반조 8시간’으로 동일하게 하면서 월급제로 전환할 경우 회사에서 지급하는 임금총액은 동일한 반면, 노동시간 감축에 따른 생산물량 감소로 회사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노사는 결국 ‘월급제와 관련한 내용을 2018년 6월 1일에 제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아울러 사측은 교대제 고정 주간조 생산장려수당 2만원 인상을 제시했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원하는 건 ‘고용안정’

월급제만큼이나 중요했던 핵심사항은 노조가 요구한 회사 미래발전전망 제시였다. 쉐보레 유럽 철수와 내수시장 점유율 제자리, 신차 개발 지연 등으로 노동자들은 생산물량이 감소할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렸다. 이에 노조는 부평1공장과 군산공장을 비롯한 한국지엠의 미래발전전망 제시를 사측에 요구했다.

사실 월급제나 미래발전전망 요구는 고용안정 요구다. 경영상 이유로 생산물량이 감소할 경우 고용이 불안해지기 때문에 월급제를 요구하는 것이고, 회사의 발전전망이 있어야 생산물량 감소 등에 따른 구조조정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의 이러한 요구에 사측은 ‘트랙스’와 ‘아베오’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에 ‘트랙스 후속모델(9BU/Yx)’을 배정하고, 부평공장 내 엔진공장에서 CSS엔진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크루즈’를 생산하는 군산공장의 구체적 발전전망을 제시하진 못했다.

다만, 군산공장 정상화와 관련해 미래발전위원회 산하에 군산공장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실현가능한 물량 확보 대책을 2017년 상반기까지 모색하기로 했다. 또한 군산공장 파견 조합원 관련해서는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합리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의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투표를 이달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실시하기로 했다. 찬성이 과반일 경우 잠정합의안 대로 임단협이 타결된다.

노조는 “월급제 관련 내용을 제시할 시기를 (2018년 6월 1일로) 못 박아 월급제 실현의 교두보를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월급제 시행을 둘러싼 노사 간 협상은 내년 임금협상 에서 본격화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미래발전전망 요구는 부평1공장 ‘트랙스 후속모델(9BU/Yx)’ 배정과 엔진공장 CSS엔진 배정이라는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공장별 충분한 발전전망은 지속적인 투쟁으로 확보해야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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