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인천 항공산업 활성화 방안 3. 인천공항 화물 증대와 공항배후단지

인천공항 화물과 환적 감소로 허브공항 위기

[기획취재] 인천 항공산업 활성화 방안

1. 인천공항 서비스평가 1위에 가려진 그늘
2. 인천공항 여객 증대와 인프라 적기 투자
3. 인천공항 화물 증대와 공항배후단지
4. 항공산업 이끌 산학융합지구
5. 중국 경제특구 톈진의 항공산업 산학연
6. 인천공항 안전과 직결된 항공정비단지
7. 아시아 허브 창이공항, 항공정비단지 ‘탄탄’
8. 인천공항 안정 운영과 고용안정
인천국제공항의 여객은 매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5년 2600만명에서 지난해 4928만명으로 약 1.9배 증가했으며, 10년 평균 증가율은 8.1%를 기록했다.

환승객의 경우, 2013년까지 여객 증가율 6.4%를 상회하는 증가율(=10.9%)을 기록하며 동북아시아 최고의 환승 공항(홍콩첵랍콕공항 제외)으로 성장했다.

환승객이 늘어도 환승율이 떨어진 것은 개선할 과제로 남아 있다. 2015년 환승객은 740만명으로 2009년 520만명보다 220만명 늘었지만, 환승율은 18.5%에서 13.6%로 줄었다. 허브공항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을 유지하기 위한 두 번째 축은 항공화물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맥킨지 보고서를 활용해 올해 3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공항이 허브경쟁력을 갖춰 환승과 환적이 발생할 경우 경제적 부가가치는 환승객 1명당 약 109만원이고, 환적 화물 1톤당 98만원이다.

그런데 인천공항의 화물은 여객과 달리 오히려 감소했다. 2010년 268만톤에서 2015년 260만톤으로 줄었다. 특히, 화물허브의 지표라 할 수 있는 환적 물동량은 2010년 117만톤에서 2015년 103만톤으로 12%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환적율 또한 43.8%에서 39.6%로 감소했다. 화물허브에 위기가 온 것이다.

인천공항은 국내외 항공화물 처리 1위를 달리다가 그 자리를 두바이에 내줬고, 그 뒤 중국에까지 밀려 이젠 4위까지 추락했다.

환적 화물의 경우, 중국과 중동지역 공항이 미주와 구주 직항 노선을 확대함으로써 인천공항을 활용하는 환적이 줄었다. 아울러 국내 생산시설이 해외로 이전한 것도 화물 물동량 감소로 이어졌다고 인천공항공사는 분석했다.

한·중 항공자유화는 화물 증대에도 기여

인천공항의 환적 화물이 베이징공항과 상하이푸동공항, 광저우공항의 성장에 힘입어 감소하긴 했지만, 인천공항은 화물기가 미주와 구주까지 화물 탑재율 90% 이상인 상태로 논스톱 운항이 가능한 환승 공항으로서 장점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또한 중국 화물을 중국 4대 공항(베이징ㆍ상하이ㆍ광저우ㆍ홍콩)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중국 서부(서북과 서남)와 중부, 동북의 화물이 자국의 공항을 이용해 미주와 구주로 나가는 것보다 인천공항에서 환적해 나가는 게 훨씬 빠르고 경제적이다.

이를테면 중국 서부와 중부에서 생산한 화물이 베이징공항을 이용해 해외로 나가려면 국내선으로 베이징공항에 와서 다시 국제선으로 옮겨 통관절차를 밟아야한다.

이에 비해 중국에서 인천공항을 이용할 경우 현지에서 통관절차를 마무리하고 인천공항에서는 환적만 하고 바로 이동하기에 절차가 간단하고 빠르다. 신속히 운송해야하는 고부가가치 화물일수록 인천공항 이용이 유리한 것이다.

현재 인천공항의 중국 노선은 약 46개에 달한다. 그런데 주로 화북(환발해권과 동북 3성)과 동부 연안(장강하구와 주강하구)에 집중돼있다. 화물 또한 여객과 마찬가지로 한ㆍ중 항공자유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인구의 약 절반이 중서부와 서남부 등의 내륙에 있는 만큼, 항공자유화로 항로가 아직 개설돼있지 않은 지역에 항로를 개설해야한다. 중국의 항공시장은 2005년 공항 136개에 여객 2억 8400만명에서 2015년 공항 208개에 여객 9억 1400만명으로 약 3.2배 증가했다. 10년 평균 증가율은 12.5%를 기록했다.

현재 산동성과 하이난성에 국한한 한ㆍ중 항공자유화 지역을 우선 랴오닝성ㆍ지린성ㆍ저장성ㆍ후난성ㆍ산시성으로 확대하고, 점진적으로는 중부와 서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한ㆍ중 항공회담에서 의제로 다뤄야한다.

산동성이 2006년 항공자유화 지역이 된 후, 2006년 주 68회에 달하던 운항 횟수가 2014년 주 129회로 약 두 배 늘었다. 항공자유화 조치가 양국 간 인적ㆍ물적 교류를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 온 만큼, 항공자유화 지역을 늘려 인천공항의 허브경쟁력을 키워야한다.

최정철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중부와 서부, 그리고 새롭게 성장한 동부 연안 도시에 신규 노선을 개설하고,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동부 도시에 기존 노선을 증편하는 방안을 꾀해야한다”며 “중국 내 국제 특별수송 화물과 신선 화물(=농축수산물) 등이 고속 성장 추세에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 인천공항과 배후단지에 특별수송센터와 수출가공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허브공항 지원할 배후단지 포화상태

▲ 인천국제공항의 모습.
인천공항은 올해 5월 기준 항공사 90개가 54개국 도시 193개에 취항하는 허브공항이다. 드나드는 비행기가 하루에 약 1000편에 달한다. 이를 계속 육성하려면 항공노선 신설과 증설 못지않게 공항 배후단지 개발이 요구된다. 항만과 마찬가지로 공항도 배후에 첨단산업단지ㆍ신선가공단지ㆍ물류단지를 자유무역지대로 조성해 수출입 교역을 지원하고, 물동량을 창출해야한다.

인천공항의 교역 규모를 보면 배후단지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 교역액은 434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감소했다. 인천(인천공항과 인천항)의 수출입 교역액 또한 감소했는데, 735억 780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1% 줄었다.

하지만 인천공항을 통한 수출입 교역액은 늘었다. 상반기 수출입 통관 교역 규모가 390억 10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7% 늘었다. 항공편으로 고가품인 반도체ㆍIT기기 등의 수출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인천공항 배후단지에 글로벌물류기업과 첨단제조업체를 추가로 유치한다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항공화물까지 창출해 세계 1위의 항공화물 공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에 개성공단이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돼 메이드인코리아로 인정됨으로써, 향후 인천공항은 항공화물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공항으로서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지리ㆍ경제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배후산업단지 확보가 절실하다.

하지만 인천공항 배후단지는 현재 포화상태다. 지난 2005년 자유무역지대로 지정된 1단계 물류단지(99만 2000㎡)는 개발이 끝났고, 지난해 말 기준 입주율은 약 93.4%다. 2단계는 2013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전체 부지 93만㎡ 중 56만㎡를 개발했고, 지난해 말 기준 입주율 77.3%를 기록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이다.

인천공항 배후물류단지가 포화상태에 이른 것은 2013년 입주한 반도체업체 스태츠칩팩코리아(STATS)가 2-1단계와 2-2단계 배후물류단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는 2-2단계 미개발지 중 유보 면적 27만 7000㎡를 제외한 9만 3000㎡를 개발해 2018년에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지만, 물류단지가 부족한 상황이라 국토교통부는 3단계 부지를 물색 중이다.

영종도하늘도시 유보지 3단계 배후단지로 최적

배후물류단지 부족 사태가 우려되자,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3단계 물류단지 확보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핵심은 천문학적인 부지 확보 비용이다.

현재 3단계 물류단지로 검토되는 지역은 2단계 부지와 인접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해발 52m 석산이라, 석산을 부수고 단지를 조성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게다가 발파 시 스태츠칩팩코리아 반도체 제조공정에 진동을 줄 위험이 크다. 아울러 공항신도시 주민들의 집단민원도 예상된다.

이에 인천시는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에 영종하늘도시 유보지(=옛 밀라노디자인시티 부지, 약 100만평)를 공항물류단지(=자유무역지대)로 개발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가 토지를 출자하는 만큼의 인천공항공사 지분을 보유하는 방안이다.

시 항공과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배후단지에 자유무역지대가 있어 항공화물 허브공항의 지위를 유지했다. 그런데 2단계마저 포화된 상태에서 2018년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한다. 3단계 단지 조성과 자유무역지대 지정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하늘도시 유보지는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 시의 상생협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항공자유화와 물류단지 확대로 ‘O2O시장’에 조응해야

아울러 옛 밀라노디자인시티에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일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방식의 서비스)’ 시장에 대비하는 일이다.

관세청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특별수송화물(O2O 직구나 역직구)에 대비, 신속하고 정확한 통관을 위해 인천공항 안에 ‘인천세관 특별수송화물 전용 물류센터(3만 5885㎡ 규모)’를 구축한 뒤 지난 7월 1일부터 통관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특별수송센터 운영으로 자동화라인으로 모든 특별수송 업체의 물품을 동시에 투입할 수 있어, 시간당 3만 건을 분류하고 검사ㆍ처리하는 게 가능해졌다.

중국은 O2O시장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상하이ㆍ항저우ㆍ닝보ㆍ정저우ㆍ충칭ㆍ광저우 등, 도시 6개를 전자상거래특구로 지정한 뒤, 공항 배후단지를 중심으로 ‘보세 수입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가동하고 있다. 한ㆍ중 FTA 발효와 중국 O2O시장의 성장으로 중국발(發) 역직구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정철 교수는 “중국의 O2O 사업가들은 양질의 화장품ㆍ전자제품ㆍ유아용품ㆍ식품 등을 원하는데, 매우 제한적인 정보와 인맥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한류 상품을 종합적으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ㆍ중 간 항공자유화와 더불어 공항배후단지에 한류 상품을 전시ㆍ판매하고 보관ㆍ배송할 수 있는 물류단지를 조성해 중국의 O2O시장 성장에 조응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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