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평화복지연대, “중단 안하면 반대운동 돌입”…건축허가 내줄 계양구는 ‘난감’

▲ 계양경기장 입구 근처에 골프연습장 건립을 반대하는 단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계양경기장 내 계양아시아드양궁장(이하 양궁장) 인근에 골프연습장을 건립하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시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은 계양경기장의 운영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유휴부지 임대수익사업으로 양궁장 옆 부지(1만 7185㎡)에 골프연습장 건립을 위한 토지사용 승낙 등의 실시계획인가를 했다고 최근 밝혔다.

공단은 해당 토지를 골프연습장 개인사업자에게 연간 임대료 4억 7000만원을 받고 최장 10년간 빌려주기로 했으며, 사업자는 토지사용 승인 후 계양구에 건축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골프연습장은 지상 3층 120타석 규모로 건립되며, 계양구가 건축허가를 내주면 공단과 정식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골프연습장 건립은 시가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를 경기장 건설 후 운영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을 마련하면서 추진됐다.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해에 계양경기장을 포함한 7개 경기장에 수익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하는 ‘수익시설 설치 결정(안)’을 가결하고, 같은 해 5월 경기장별로 수익시설 유치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업설명회에서 계양경기장 내 양궁장 옆 부지인 외부 주차장ㆍ광장ㆍ녹지에 골프연습장이나 야구장 등을 유치할 계획을 밝혔다.

당시 골프연습장은 높이 35m 제한에 걸려 수익성이 없고, 야구장은 부지 규모가 너무 작아 리틀야구장 정도만 조성이 가능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시는 사업을 계속 추진해왔다.

▲ 골프연습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계양경기장 내 계양아시아드양궁장 옆 부지.
최근 골프연습장 건립 계획이 알려지자, 인천양궁협회가 반대 목소리를 냈다. 국내외 경기를 치르는 경기장 옆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서면 대회 유치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양궁은 활을 쏠 때 골프 타격 소리가 들리면 점수가 제대로 나오기 어려운 경기라, 걱정의 목소리가 크다.

계양구 축구협회와 합기도협회, 임광그대가아파트 부녀회와 서운고등학교 운영위원회 등도 계양경기장 입구 쪽에 ‘양궁장 문 닫고 골프연습장 하려는가’ ‘구민 정서 무시하는 골프연습장 취소하라’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걸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들은 골프연습장 건립 부지의 300~400m 인근에 아파트단지들이 조성돼있어 소음과 야간 불빛,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또한 인근 계수중학교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에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고, 골프공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날아갈 경우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사업설명회 때부터 반대 목소리를 냈던 조계자(계양 2) 인천시의회 의원은 “고도 제한 문제도 있고 지속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음에도, 시가 보고도 없이 사업을 추진했고 뒤늦게 사실을 알았다”며 “경기장 수익시설 유치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지역 체육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공공성을 우선에 두고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계양평화복지연대(대표 박만옥)도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시와 공단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골프연습장 건립 추진 계획을 중단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체육ㆍ문화 공간 마련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며 “사업 중단을 선언하지 않을 경우 서명운동을 포함해 대규모 주민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시와 공단은 이미 시 도시계획위에서 ‘수익시설 설치 결정(안)’이 통과돼 추진된 사안으로 실시계획인가를 내준 상태라 되돌리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건축허가 신청을 받은 계양구는 해당 개인사업자에게 미비 사항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개인사업자가 높이 35m에 맞게 건축허가를 신청했고, 법적 문제없이 서류를 보완해 제출하면 건축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난감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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