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소집일에 대다수 학교 미실시


인천시교육청이 초등학교 예비학부모교육을 제도화하겠다고 지난해 12월 말 공언했으나, 예상됐던 예비소집일 학부모교육이 대다수 학교에서 실시되지 않아 ‘시민을 우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남세종·오경환)과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인천지부(지부장 노현경)는 지난 25일 성명서를 통해 “예비소집일이었던 24일 인천시내 39개 초등학교를 모니터링한 결과 예비학부모교육을 실시한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으며, 단 1개교만이 입학 전 별도의 교육 날짜를 공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약속을 지켜야할 공공기관인 시교육청이 시민들을 우롱한 것이며, 시교육청과 단위학교 간의 소통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비난했다.

실제 부평지역 ㅂ초교 예비소집일에 자녀와 함께 다녀온 최아무개씨는 “학교로부터 간단한 자료만 달랑 받았을 뿐 예비학부모 교육을 한다는 어떠한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 단체에 따르면, 이날 39개교 중 32개교가 기존의 방식대로 자료집을 배포했으며 나머지 7개교는 자료집조차 배포하지 않았다. 또한 대다수의 학교는 예비학부모교육을 입학식이나 입학식 이후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시교육청과 각 지역교육청에서 학교별로 지침과 자료를 내려 보냈을 뿐, 별다른 강제사항을 두지 않고, 시기나 교육방식 등을 학교 자율에 맡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초 시교육청이 교육용으로 예비학부모들에게 배포하겠다고 장담하며 제작했던 자료집도 예비소집일 2~3일 전에 각 학교별로 1~2부씩만 배부해 일선 학교를 난감하게 만들고 정작 교재로는 사용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평지역 ㄱ초교 교무부장은 “2005년부터 자체 제작해 배포하던 예비학부모 교육자료를 이미 제작한 상태에서 며칠 전 교육청으로부터 자료집을 받아 일부 필요한 내용만 복사해서 나눠줄 수밖에 없었다”며 “자료로 온 동영상의 활용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고, 입학식 때 기존에 하던 방식 이외에 고민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예산확보가 안 돼 교육용 자료집을 많이 만들지 못했고, 시기나 교육방식은 학교 자율에 맡겨서 3월 9일까지만 보고하라고 전달한 상태”라며 “그전까지 모든 학교가 교육을 진행하도록 별도로 다시 지시하겠다”고 해명했다.
또한 “입학 후에 교육을 진행해도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처음 시도된 제도이다 보니 앞으로 개선해 나가 예비학부모들의 궁금증이 해소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 단체는 시교육청이 공식적인 해명과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을 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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