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서구교육희망네트워크ㆍ서구평화복지연대 사무국장

내년 12월에 입주 예정인 서구 검암동 아파트단지(720여 세대) 입주예정자들이 ‘사기 분양’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건설사 쪽은 분양 시 입주민 자녀들이 아파트단지에서 가까운 간재울초등학교에 배정된다고 홍보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간재울초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이미 포화상태라 학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고 한다. 현 상황이라면 간재울초교가 아닌 경서초교를 다녀야한다. 그런데 경서초교는 아파트단지에서 1.6km가량이나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고, 통학로는 외진 산길로 차량만 다니기 때문에 통학하기에 매우 위험하다. 더 큰 문제는 향후 검암지역에 초교 설립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입주예정자들이 시공사와 서구, 교육청에 항의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이나 대책을 들을 수 없었다. 이익을 추구하는 시공사는 그렇다 하더라도 학생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할 서구와 교육청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발뺌하고 있다.

서구 가좌1동에 있는 봉화초교 앞에는 매일 저녁 촛불이 밝혀지고 아이들이 교가를 부르고 있다. 학교가 없어지는 것을 반대하며 매일 모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학생 357명이 다니는 학교가 폐교돼 청라로 이전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마련한 소규모 학교 통폐합 권고 기준은 240명 이하인데도 말이다.

봉화초교가 위치한 가좌1동이 구도심이고 공장지대이다 보니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12년밖에 안 된 멀쩡한 학교를 폐교한다니 학생들과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다.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교육청이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청라지역 역시 문제다. 청라5단지에 위치한 해원초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입주민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과밀학급이 지속되고 있다. 학교 설립이 허가되고 개교까지는 최소 3년이 걸린다. 하지만 청라지역에 학교 설립 계획이 없다. 교육청이 제시한 대안은 앞서 말한 대로 가좌1동 봉화초교를 폐교해 청라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구도심 지역과 신도심 지역 학부모 간 갈등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교육청이 나서서 해결해야할 문제다. 교육청은 교육부에서 학교 설립을 원천적으로 막아 놓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든 고육책이라는 변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보다 책임 있는 행정을 보여야한다.

2014년 교육감선거에서 민주ㆍ진보진영 단일후보인 현 교육감을 지지하고 선거운동에 함께한 사람으로서 지금 교육청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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