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소식과 정보, 이야기가 떠다니는 인터넷에서 조용히 네티즌의 ‘펌’을 통해 전달, 감동을 주는 화제의 인물이 있다.
뇌성마비 1급 장애인 피아니스트 김경민(25)씨. 그가 네티즌들에게 화자가 된 것은 지난해 11월 뇌성마비 장애의 몸으로 '월광소나타'를 피아노 연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포털사이트에 5분6초짜리 동영상으로 올렸고, 이를 본 네티즌들이 이 동영상을 퍼다 나르면서다.

귀로 들은 그의 피아노 솜씨는 그냥 ‘괜찮은’ 정도지만, 귀가 아니고 눈으로 본 그의 피아노 솜씨는 ‘놀라움과 감동’ 을 안겨준다. 태어난 지 100일부터 뇌성마비 판정을 받았다는 김씨의 뒤틀린 손목과 손가락을 어렵게, 그러나 열정적으로 움직이며 창조해 내는 그의 피아노 연주 모습은 강인한 의지를 전달하는 최고의 감동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씨가 장애를 극복하고자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수축된 손목과 손가락으로 피아노 건반을 만지기 시작하고 그 건반을 누르기까지 1년이 꼬박 걸렸으며, 2종 보통 운전면허를 따서 장애인용 특수 차량이 아닌 일반 승용차를 운전하고, 사회복지학과 신학을 전공하며 대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현재는 컴퓨터 출장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직업인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제 네티즌들은 그의 연주가 단지 피아노 소리로서가 아니라 그의 무단한 노력과 열정을 가슴에 전해 듣고 있다. 그가 인터넷에 어려운 곡을 선택해 연주하는 동영상을 올린 이유는 바로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올려진 동영상을 보고  ‘너무 감동적이다’ ‘내 처지를 비관하며 살았는데 김경민씨의 모습이 나에게 새로운 의미를 불러일으켰다’ 등 10만 건 이상의 수많은 감동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김경민씨는 ‘월광소나타’ 동영상이 화제가 되자 이어 김윤의 ‘리멤버' 연주 동영상을, 올해 1월에는 새해 인사로 ‘비밀의 화원’ 연주 동영상을 올려 네티즌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이 동영상 역시 어려운 신체 조건에서도 끝까지 연주했으며 오랜 연습이 묻어나는 감동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김씨. 새해를 맞이해서도 별다른 변화도, 희망도 가지지 못한 채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애정과 긍정이 얼마나 큰 힘이며 에너지가 되는지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에게 더 많은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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